뉴욕주립대 송도캠퍼스, 9월 예비과정 개설

내년 신입생 모집 앞서 운영, 노스캐롤라이나大도 9월 개교
교육과정·학위 본교와 동일, 영어성적·내신으로 선발할듯

인천경제자유구역에 들어설 외국계 대학들이 올 9월 개교와 동시에 예비과정을 운영키로 했다. 내년 9월 정규과정을 시작하기에 앞서 한국 학생의 영어 수강능력 등을 길러주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외국계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예비 고3들의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8개 해외 명문대학 유치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오기로 하고 양해각서(MOU)를 맺은 대학은 8곳 정도다. 이 가운데 미국 뉴욕주립대(SUNY) 스토니브룩과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NCSU)는 올해 9월 개교한 뒤 예비과정을 운영하기로 했다. '영어 인텐시브 코스'와 비슷한 과정으로 영어로 진행하는 강의를 듣고,토론을 할 수 있도록 한국 학생의 수강능력을 길러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규 학위과정은 내년 9월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미국계 대학 가운데 가장 먼저 개교할 뉴욕주립대는 2008년 미국 대학 순위 96위였지만 수학(21위),컴퓨터공학(15위),화학(25위) 등에선 강세다. 경제학 · 물리학 · 의학 등 3개 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기도 했다. 경영 산업공학 컴퓨터공학 전자공학 등 6개 학과를 개설하며 총 정원은 2000명(1개 학년 500명)을 예정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도 송도분교에 생명공학,패션섬유경영 등 분야의 학과를 개설할 방침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올 9월 예비과정에 참여하더라도 내년 신입생 선발과정에서 혜택을 보지는 못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국계 대학이 국내에 첫발을 내딛는 데다 수강능력 배양에 초점을 맞춘 점을 감안하면 예비과정을 이수하는 게 면접 등에서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2개 대학에 이어 델라웨어대는 2011년,조지메이슨대와 남캘리포니아대(USC)는 2012년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각각 강점이 있는 분야의 전공을 개설할 예정이다. 이 밖에 미국 미주리주립대와 조지아공대,관광 관련 분야의 명성이 높은 영국 서리(Surrey)대 등이 송도에 입주할 예정이다. 일부는 대학원 과정도 개설할 방침이다. UC버클리는 5~6월께 단기간의 최고경영자과정을 개설하기로 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30만㎡(9만평) 부지인 송도 글로벌 캠퍼스에 10여개 대학을 유치할 계획"이라며 "각 대학이 강점이 있는 학과를 개설해 캠퍼스 전체로는 종합대학과 같이 운영하게 된다"고 말했다.

◆본교와 동일한 교육과정

해외 명문대들이 송도에 설치하는 분교의 교수진은 미국 본교에서 파견을 나오기도 하고 일부는 외국에서 충원할 계획이다. 교수당 학생 수는 16 대 1 정도로 미국 대학과 비슷한 수준이다. 등록금 역시 본교와 유사한 수준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기숙사를 원하는 경우 학생 전원이 사용할 수 있도록 마련한다는 게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설명이다.

학위과정 역시 본교와 똑같이 운영된다. 해외 유학을 가지 않더라도 국내에서 해외 명문대학의 교육과정을 다닐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미국 본교와 동일한 학위를 받는다는 점 때문에 미국에 조기유학을 보낸 학부모로부터 문의를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영어와 내신으로 선발

외국계 대학들의 선발전형 방식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미국 본교에서 해외유학생을 받는 것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의가 대부분 영어로 진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영어 성적이 가장 중시될 것으로 보인다. 에세이를 쓸 수 있는 정도의 기본 영어 실력을 갖춰야 하고 인문학적 소양도 요구될 것으로 전망된다. SAT(Scholastic Apititude Test · 미국 수학능력시험) 성적을 요구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해외대학과 협의를 거쳐 다음 달 교과부에 인가 신청을 낼 예정이다.

이승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지식산업과장은 "고등학교 성적도 중요한 전형요소"라며 "국내 고등학교와 성적 판단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각 대학이 알아서 국내 내신성적을 환산해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