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동계올림픽] 이상화, 19일 1000m 꽃 피면…한국 '톱5' 청신호

● 역대 최고성적 도전
'밴쿠버 신데렐라' 이상화(21 · 한국체대)가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 이어 두 번째 메달 사냥에 나선다. 연일 메달 소식으로 한국의 종합 성적 '톱5' 진입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상화는 19일(한국시간) 캐나다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에서 열리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 결승에 출전한다. 이상화는 경기를 하루 앞둔 18일 도핑 테스트를 마치고 한 시간가량 훈련하며 이번 대회 자신의 마지막 출전 경기를 준비했다. 올 시즌 월드컵 대회에서 3위 내에 입상했던 500m와 달리 1000m는 10위권에 든 적이 없다. 이상화는 18일 남자 1000m에서 은메달을 딴 모태범(21 · 한국체대)과 달리 주종목이 금메달을 딴 500m다. 올림픽을 앞두고 500m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데 더 신경 쓴 것도 사실이다. 올 시즌 월드컵 시리즈 1000m 랭킹도 19위로 낮고 크리스틴 네스비트(캐나다),아네트 그리슨(네덜란드),고다이라 나오(일본),왕베이싱(중국) 등 세계 톱 랭커들의 기록과도 1~2초 정도 차이 난다.

하지만 1000m의 메달 가능성을 점치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이상화는 올림픽 직전 일본에서 열린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 1000m 1 · 2차 레이스에서 각각 4위,6위에 오르는 등 페이스가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감이 넘쳐나는 것도 호재다. 지난 17일 500m에서 '빙상 여제' 예니 볼프(독일)를 꺾고 금메달을 따낸 이상화의 자신감은 최고조에 달해 있다. 모태범이 1000m에서 보여준 '은메달 선전'도 이상화의 승부욕에 불을 지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선수단은 무리한 메달 전망은 삼가는 대신 '유종의 미'에 의미를 두고 있다. 김관규 대표팀 감독은 "500m 전문인 이상화에게 1000m는 쉽지 않은 종목으로 금메달리스트로서 자존심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며 "이번 대회 500m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사실상 자신의 몫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이상화는 "즐기면서 타려고요"라며 "500m 금메달을 딴 걸로 만족하고 1000m는 부담 없이 열심히 하려고 해요"라고 말했다. 한국 선수들의 초반 선전으로 당초 목표(톱10 진입)를 넘어 '톱5' 진입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쇼트트랙 남녀 부문과 '피겨퀸' 김연아(20 · 고려대)가 예상대로 금메달을 추가하면 역대 최고 성적(6위)을 넘어서는 것도 가능한 상황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