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부행장 연봉 또 깎고 ‥사외이사 추천 개방

금융당국 압박에 적극 '코드 맞추기'
차기 회장 선임과 금융감독원의 사전검사 과정에서 감독당국과 마찰을 빚었던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이 최근 감독당국에 적극적으로 '코드'를 맞추고 있다. 은행원들의 급여가 많다는 감독당국의 지적을 받아들여 임원 연봉을 지난해보다 더 깎기로 했고,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과정에서는 외부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등 감독당국의 정책을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행장에 이어 부행장 연봉 깎아국민은행은 강정원 행장의 올해 기본 연봉을 작년보다 12% 삭감한 데 이어 부행장 기본 연봉도 지난해보다 15% 줄였다. 국민은행은 최근 14명의 부행장들과 맺은 연봉 계약에서 올해 기본 연봉을 2억3000만원 수준으로 결정했다. 작년에 부행장들이 받은 연봉 2억7000만원보다 4000만원가량 적은 금액이다.

부행장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고통 분담 차원에서 지난해 연봉을 10% 자진 삭감했다. 올해 연봉은 작년 연봉보다 소폭 낮은 수준에서 책정 기준을 정했고 여기서 10%를 깎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연봉은 2008년에 비해 23% 가까이 줄었다는 게 국민은행 관계자들의 얘기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 국민은행 부행장 연봉은 개인별 차이가 약간 있지만 3억원 안팎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에 모든 부행장들이 자진 반납한 스톡그랜트(성과연동 주식)를 줄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연봉이 크게 줄어든 데다 금융시장 상황도 지난해보다 개선된 상황이어서 올해는 반납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국민은행이 앞장 서 임원들의 연봉을 삭감함에 따라 우리 신한 하나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들도 작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적은 수준에서 임원들의 연봉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 사외이사 9명 추천KB금융지주는 사외이사들로만 구성된 사외이사후보추천위가 사외이사를 뽑아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는 감독당국의 비판을 받아들여 지난 10일 국내 금융회사 가운데 처음으로 외부 전문가들로 이뤄진 '사외이사 후보 인선 자문단'을 만들었다.

은행연합회가 '사외이사제도 모범 규준'을 발표한 뒤 금융회사 가운데 가장 먼저 이 규준에 저촉된다는 지적을 받아온 3명의 사외이사들이 스스로 물러나는 등 당국의 방침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자문단은 새로 선임해야 하는 3명의 사외이사 후보를 3배수인 9명으로 압축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자문단이 주주의 이익 대변 여부와 조직 안정 및 균형에 대한 기여 등을 후보 선정 기준으로 삼아 교수 등 전문가들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주요 대주주의 하나인 국민연금 측 인사는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당초 "KB금융에서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공식 요청하면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며 이사회 참여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실무자간 의견 교환 후 참석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추위는 9명의 후보 중 3명을 최종 사외이사 후보로 선정해 이번 주 중 이사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이사회는 다음 달 첫째주에 정기 이사회를 열어 사외이사 3명을 내정하고 다음 달 26일 열리는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