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유명모델의 반란…"살 못빼"

캐나다 출신의 유명모델 코코 로샤(21)를 더 이상 캣워크(패션쇼 때 모델들이 걷는 길)에서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로샤가 세계 정상급 모델에 걸맞는 수준의 '깡 마른' 몸매가 되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코코 로샤는 이번 주 열린 세계적인 패션쇼 '뉴욕 패션 위크'에 참가한 뒤 더 이상 다이어트는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고 18일 뉴욕타임즈와 텔레그래프 등 외신들이 전했다.로샤는 50kg이 조금 넘는 몸무게에 31-23-33 인치의 완벽한 신체조건을 갖췄지만, 모델 세계에서 그의 몸매는 '깡마른'이 아닌 '다이어트가 필요한' 몸매로 간주됐다. 실제 세계의 톱 패션 디자이너들도 그의 몸매를 과체중이라고 여길 정도다.

이에 로샤는 반기를 들었다. 그는 "나는 더이상 쇼를 위한 수요(demand)가 아니다"며 "정말 말랐을 때도 나는 체중을 줄여야 한다는 소리를 들어왔다"고 말했다.

언제부턴가 패션산업은 뼈만 남은 앙상한 몸매의 모델을 멀리하기 시작했다. 지난 2006년 우루과이의 모델 루이셀 라모스(22)가 치명적인 심장마비로 사망한 사건이 발단이었다. 그는 캣워크를 멋지게 장식하기 위해 3개월 동안 녹차와 콜라만만 마시다가 죽게 된 것이다. 라모스의 동생인 루이셀 엘리아나(18)도 모델로 활동했는데, 그 역시 언니가 사망한 지 6개월 만에 영양실조로 사망했다.

이런 사건들을 계기로 패션 모델들의 '사이즈 제로'(size zero) 추세가 사라지나 했더니, 최근 런던 패션쇼에서 거식증을 앓는 것처럼 보이는 '깡마른' 모델들이 다시 등장했다. 심지어 칼 라거펠드 샤넬 수석 디자이너는 감자튀김을 들고 앉아 있는 모델을 비판하기도 했다.

로샤는 "단지 모델 일을 더 확보하기 위해 살을 빼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내가 모델 경력을 쌓기 위해 모든 일을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오랜시간에 걸리고서야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 햄버거가 먹고 싶으면 먹을 것"이라고 덧붙였다.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