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동대문운동장·용산·마포 등 '소규모 맞춤형'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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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도시환경정비 기본 계획' 주요내용서울시가 작년 11월 공람공고를 거쳐 지난 17일 도시계획위원회에서 확정해 18일 발표한 '2020 도시환경정비 기본계획'은 도시환경정비(옛 도심 재개발) 사업의 주거 비중을 축소하고 정비예정구역을 13곳 신규 지정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도시환경정비 사업은 주택 재개발 · 재건축과는 달리 업무 · 상업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민간 주도로 실시하는 개발사업으로 용도지역상 상업지역,준주거지역에 한해 정비구역으로 지정받을 수 있다. 정비구역이 되려면 먼저 노후도 등의 요건을 충족하고 기본계획상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받아야 한다.
용적률 인센티브 축소…주상복합 난립 억제
전면 철거 방식 피하고 문화재 인근은 보존
◆의미와 배경서울시는 이번 계획을 마련하면서 크게 3가지에 주안점을 뒀다. 우선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산발적으로 발표해 왔던 각종 계획들을 현행 법령의 틀에 맞게 반영하고 4대문 안과 용산 등 부도심 외 지역에도 도시환경정비사업을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넓은 구역 전체를 전면 철거하고 건축물을 다시 세우는 기존 방식이 이해관계자 난립,각종 비용 증가 등으로 사업 추진이 어렵자 소규모 정비 방식을 도입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도록 했다.
그동안 우후죽순 들어섰던 고층 주상복합에 대한 우려로 주거시설에 대한 인센티브는 크게 축소했다. 기본계획에 따르면 주거복합 비율에 따른 용적률 인센티브가 기존 최대 100%에서 50%로 축소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원래는 도시환경정비사업으로 인해 도심 내 주거 기능이 사라지는 '도심 공동화 현상'을 우려,지금까지 인센티브를 부여해 왔지만 오히려 최근 들어 아파트나 다름없는 주상복합의 난립으로 인해 도심부에 주거 기능이 집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 지정된 구역 어디
이번에 서울시가 신규 지정한 도시환경정비 예정구역 13곳은 총 39㏊(39만㎡) 규모로 역세권 지구단위계획구역 내 상업 · 준주거지역 중 노후도(30년 이상 경과 건축물 비율 30% 이상)와 과소 필지(150㎡ 미만 필지 비율 40% 이상),저밀 이용(2층 이하 건축물 비율 50% 이상) 중 두 가지 이상을 충족하는 지역이다. 주요 지역을 살펴보면 △신용산역(지하철 4호선) 북쪽~용산소방서 남쪽지역 △영등포역 인근 사창가 및 쪽방 밀집지역 △신촌역(2호선) 주변 △마포구 아현동 일부 △성동구 왕십리 지구단위계획구역 내 일부 △은평구 연신내 지구단위계획구역 내 일부 △구로디지털단지역(2호선) 주변 △서울대입구역(2호선) 주변 지역 △동대문역사문화공원 건립 예정지 등이다.
아울러 서울시가 2008년 준공업지역 내 공동주택 건립을 허용한 영등포구 양평1 · 14구역,당산8구역,성동구 성동17구역 등도 포함됐다. 시는 이 밖에 역세권의 경우 용적률을 높여주는 대신 일정 비율을 장기전세주택(시프트)으로 짓도록 하는 '역세권 시프트' 대상 지역도 정비예정구역에 자동적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이들 정비예정구역은 나중에 정비구역 지정,조합 설립,사업시행 인가,관리처분계획 인가 등을 거쳐 해당 주민들이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서울시가 직접 추진 중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은 여기서 제외한다. 현재 서울시에는 도심 및 마포,부도심(영등포,청량리,용산),뉴타운 및 균형발전촉진지구 등에서 총 870만㎡ 규모의 도시환경정비 예정구역이 지정돼 있다. ◆부동산 시장 영향은
이번 기본계획 확정 발표에 따라 부동산 시장에도 적지 않은 파급 효과가 나타날 전망이다. 신규 지정된 정비예정구역 13곳은 앞으로 지역에 따라 정비계획 수립을 위해 추진위를 결성하는 등 개발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비예정구역은 재개발의 가장 초기 단계에 불과한 데다 최근 빈발하는 소송 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아 실제 투자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도시환경정비(옛 도심 재개발) 사업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른 4가지 정비사업 유형(재개발,재건축,주거환경 개선사업,도시환경 정비사업) 중 하나로 업무,상업 기능을 유지 · 활성화하기 위해 민간 조합의 주도로 실시한다. 일반 재개발,재건축과 달리 용도지역상 상업 · 준주거지역에서만 가능하며 용적률,층고 등을 높게 적용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