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사, 운항 속도 줄여 비용 및 탄소배출 절감

[한경닷컴]
초고속 경쟁이 산업 세계를 지배한 가운데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20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세계 1위 해운사인 덴마크의 머스크는 지난 2년간 선박 최고속도를 절반으로 줄인 결과 약 30%의 연료비용 및 온실가스 배출 절감 효과를 봤다.

소렌 스티그 닐슨 머스크 지속가능환경 담당자는 “예전엔 ‘얼마나 빨리 배달하느냐’가 관건이었지만 ‘얼만큼 비용을 줄일 수 있나’가 경영의 핵심 화두로 등장했다”며 지난 2008년 국제유가가 배럴 당 145달러로 급등한 이후부터 시작된 머스크의 에너지 절감 캠페인을 소개했다.그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운송 속도를 줄이는 대신 연료절감과 지구온난화 방지 효과를 거두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여러 차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설득했다”며 “최근 화두는 연료비 절감에서 환경친화적 경영으로 한 단계 진화하고 있다”고 전했다.머스크의 이같은 정책에 따라 예컨대 독일에서 중국 광둥성까지 운송 시간은 일주일이 더 길어졌지만 이로 인한 경제 효과는 느린 속도를 능가하고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유럽 미국 및 아시아 간 장거리 해상 무역이 활성화되면서 지난 2007년 선박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30여년 전인 1985년에 비해 약 8배 증가했다.

이밖에도 NYT는 항공기 속도를 10% 줄이면 뉴욕에서 보스턴까지 도착 시간이 5분가량 늘어나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은 크게 줄어들고,자동차 속도를 시속 105㎞에서 95㎞로 조금만 줄여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까지 감축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