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 레이더]저항선 직면…박스권 돌파 주목

23일 코스피 지수는 재차 이동평균선의 저항에 부딪힌 가운데 박스권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코스피 지수가 2% 이상 급등하며 5개월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하지만 전날 반등으로 지수는 다시 60일선과 120일선이 위치한 1630~1640선에 근접했다. 최근 코스피 지수가 번번히 반등을 시도하다 넘지 못한 저항선이어서 이번에는 저항선 돌파가 가능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어 수급 측면에서는 기대를 해볼 여지가 있다.

하지만 최근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연중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증시 체력이 취약한 상황이어서 반등 지속 여부에 대해서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전날 미국 증시는 원자재주 약세에 닷새만에 하락 반전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8.97포인트(0.18%) 하락한 10383.38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1.16포인트(0.1%) 내린 1108.01을 기록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도 1.84포인트(0.08%) 떨어진 2242.03으로 장을 마쳤다.

◆ 하나대투證 "박스권 설정 후 방향성 탐색"하나대투증권은 국내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하고 있는 만큼 지금 시점에서는 제한된 박스권을 설정한 후 돌파되는 방향으로 시장을 따라가는 전략이 유리해 보인다고 밝혔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과거 지수는 전고점과 전저점 중 먼저 돌파하는 방향으로 추세가 지속된 경우가 많았다"면서 "전고점이자 주요 이동평균선이 밀집해 있는 코스피지수 1630~160선이 완전히 돌파된다면 추가 상승을, 전저점인 1548 아래로 밀린다면 추가 약세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박스권 움직임을 상정하고 전고점과 전저점 중 먼저 돌파하는 방향에 맞춰 투자전략을 짜야 한다는 설명이다.또한 밸류에이션(가치대비 주가) 측면에서 한국증시의 매력 증가 속도가 다른 국가 대비 둔화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사항으로 지적했다.

곽 연구원은 "업종별로 세계 대비 벨류에이션 상대 매력도가 높은 경기소비재와 산업재, 소재, 정보기술(IT), 금융 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동양종금證 "외국인 매수 둔화될 것…현금비중 확대"

동양종금증권은 외국인 매수세가 둔화될 것이라며 현금비중을 늘릴 것을 조언했다.

전날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들의 현·선물 동반 매수에 힘입어 5개월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하지만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의 유동성(M2)이 하락 반전된 가운데, 출구전략과 유럽의 재정위기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일시적 안전자산 선호(Flight to Quality) 발생 가능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실질 유동성은 2009년 5월을 고점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전년동기대비증감율은 지난 1월에 이미 마이너스 구간으로 진입한 상황이다.

원 애널리스트는 "미국 실질 유동성의 하락반전은 미국 경기선행지수의 고점이 임박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며 "미국 경기선행지수 구성항목 중 실질 유동성의 가중치는 35%로 단일항목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장기적인 추세선상에서는 강세를 전망하지만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일시적 진통은 불가피할 수 있다"며 "현금 비중을 늘려 때를 기다릴 것"을 조언했다.

◆ 우리투자證 "코스피, 1590~1640선 박스권 전망"

우리투자증권은 증시의 체력이 취약해 코스피 지수가 1590에서 1640선 사이의 박스권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전날 코스피 지수가 하루만에 제자리로 돌아오면서 재차 박스권 상단에 대한 부담에 직면했다"며 "국내증시의 취약한 시장 체력 등을 감안할 때 60일선과 120일선(1630~1640) 돌파가 순조롭게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코스피의 거래량, 거래대금은 올해들어 최저치일 뿐만 아니라 5일, 20일 평균선도 밑돌고 있다.

이 애널리스트는 "시장의 상승구조를 나타내는 AD-라인 또한 코스피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전 고점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며 "120일선을 웃도는 종목수의 비율도 저점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하면서 박스권 상단의 저항력에 무게를 더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 주말 지지력을 보여주었던 1590선은 주가수익비율(PER) 9.2배의 절대 저평가 영역이라는 점과 악재가 상당부분 반영된 지수대라는 점에서 지지선의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다.그는 "당분간 1590~1640선 전후의 등락을 감안한 단기매매가 유효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