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동계올림픽] 이승훈 10000m도 OK

24일 지옥의 레이스 출격

밴쿠버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한국 선수단에 1호 메달을 안겨준 이승훈(22 · 한국체대)이 또 한 번 '메달 사냥'에 나선다. 이번에는 스피드스케이팅 최장거리 종목인 1만m '지옥의 레이스'다.

23일(한국시간) 캐나다 리치몬드 올림픽 오벌.이승훈은 언제나 그렇듯 천천히,그러나 힘차게 얼음을 지치며 차가운 공기를 갈랐다. 이승훈은 지난 14일 5000m에서 아시아선수로는 첫 장거리 종목 메달리스트에 오르는 영광을 맛보며 하루아침에 '스포츠 스타'가 됐다. 하지만 그는 들뜨지 않았다. 자신의 두 번째 도전이 남아있었기 때문.이승훈은 24일 오전 치러지는 1만m 결승에 출전한다.

지난해 7월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이승훈은 지금까지 1만m 종목을 딱 두 번 치렀다.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 때 치러진 제64회 전국남녀종합빙상선수권대회 1만m에서 14분01초64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2위 고병욱에게 35초07이나 앞선 기록이었다. 지난달 10일 일본 홋카이도에서 막을 내린 세계 스피드스케이팅 올라운드선수권대회 아시아지역예선 겸 아시아선수권대회 1만m에 나선 이승훈은 13분21초04의 한국기록을 세웠다. 채 한 달도 안 돼 자신의 기록을 40초60이나 앞당긴 것.

이 때문에 이승훈은 평소 "5000m보다 오히려 1만m가 편하다"라고 말할 정도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현재 1만m 세계기록은 네덜란드의 '장거리 간판' 스벤 크라머가 2007년 3월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세운 12분41초69다. 크라머는 5000m에서도 이승훈을 누르고 금메달을 획득，2관왕에 도전한다.

이승훈과 39초35나 차이가 나지만 크라머의 기록은 빙질이 좋기로 소문난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세운 터라 빙질이 좋지않은 리치몬드 올림픽 오벌에서는 다른 기록이 나올 수 있다는 게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설명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