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당값 7% 급락…'설탕대란' 끝나나

하루 하락폭 2년만에 최대…이달들어 고점 대비 17% '뚝'
사탕수수 작황 호전…공급 숨통
고공행진을 이어왔던 국제 설탕(원당)값이 22일 7% 급락했다. 수급 불안이 완화될 조짐이 보이면서 강세가 한풀 꺾일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날 뉴욕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원당 5월물은 1.84센트(7.1%) 떨어진 파운드(약 453g)당 24.12센트에 거래를 마쳤다. 10주 만의 최저치이며 하루 낙폭으로는 2008년 3월17일(10.4%) 이후 약 2년 만의 최대다. 이달 들어 약세로 돌아선 국제 원당값은 이날까지 고점 대비 17% 하락했다. 원당을 정제한 백설탕도 이날 런던국제금융선물거래소(LIFFE)에서 5월 인도분이 19.20달러(2.7%) 하락한 t당 687.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백설탕 가격은 지난 4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7% 떨어졌다. 원당 가격은 지난해 엘니뇨에 따른 이상기후로 105% 급등했다. 최대 설탕 생산국인 브라질에서 생산이 줄고,최대 소비국이자 2위 생산국인 인도가 설탕 수입에 나서면서 강세를 지속했다.

올 들어서도 원당 가격은 상승을 거듭해 1월29일 종가 기준으로 파운드당 28.60달러를 기록했으며 2월1일엔 장중 30.40센트를 찍으며 심리적 저항선(30센트)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처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설탕 가격이 약세로 반전된 것은 공급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선물회사인 리버티트레이딩그룹의 제임스 코디어 애널리스트는 "브라질 중남부에서 사탕수수 수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 설탕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설탕기구(ISO)가 지난 18일 내놓은 세계 설탕 수급 보고서도 가격 하락에 힘을 보탰다. ISO는 2009~2010년엔 940만t의 공급 부족을 겪을 것이지만 2010~2011년엔 약 100만t의 공급과잉이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설탕 가격이 너무 비싸져 수요가 줄어든 것도 약세를 부추겼다. 이집트는 21일 5만t의 원당 입찰참여를 취소했으며 파키스탄의 트레이딩코프도 20만t의 백설탕 수입 계획을 포기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아바 오폰 애널리스트는 "인도 등에서 설탕 수요 증가가 진정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코디어 애널리스트는 "설탕값 급등은 끝났다"며 "앞으로 한두 달 내 지난해 12월 중순 수준인 22센트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오폰 애널리스트도 "원당 가격이 급격한 하락 조정을 받고 있다"며 "당분간은 25센트 선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