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동계올림픽] 24일 오후 1시 '연아타임'…날선 긴장까지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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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의 기다림…심판 악재 '교과서 점프'로 극복물러설수 없는 한판 대결이 벌어진다.
● 리허설 날선 신경전
'피겨퀸' 김연아(20 · 고려대)와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20 · 일본)는 24일 열리는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라이벌전을 펼친다. 한국 피겨 역사상 첫 금메달을 노리는 김연아는 이날 오후 1시 아사다에 이어 빙판에 오른다. 두 선수 외에도 안정적인 연기가 돋보이는 안도 미키(23 · 일본),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안고 있는 조애니 로셰트(24 · 캐나다),유럽선수권대회 우승자인 카롤리나 코스트너(23 · 이탈리아) 등이 메달권에 있다.
쇼트프로그램은 메달의 윤곽을 보여주는 중요한 경기다. 쇼트프로그램과 26일 열리는 프리스케이팅 점수를 합산해 최종 순위를 정하지만,김연아는 지금까지 프리스케이팅보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지난 4년간 총 12번의 그랑프리대회에서 9번이나 쇼트프로그램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아사다는 그의 장기인 트리플 악셀이 두 번 들어 있는 프리스케이팅에 강했다. 만약 지난해 그랑프리 1차대회처럼 김연아(76.08점)가 아사다 마오(58.96점)보다 큰 점수차로 쇼트프로그램을 마친다면 한결 여유있게 금빛 연기를 마무리할 수 있다.
두 선수의 메달 색깔은 점프의 정확성에서 갈릴 전망이다. 김연아는 필살기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10점)만 제대로 구사한다면 역대 여자 싱글로는 가장 높은 수행점수인 2.2점을 다시 받아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아사다가 내세우는 트리플 악셀은 다른 트리플 점프에 비해 반 바퀴 더 돌아 기본 점수가 무려 8.2점이나 된다. 김연아의 장기인 트리플 러츠(6.0점)보다 2점 이상 많다. 그러나 아사다의 트리플 악셀 성공률은 낮은 편이다. 이번 대회 심판진들이 싱글 남자에서 고난이도 기술보다는 정확한 점프에 후한 점수를 줘 김연아에게 유리하다는 관측이다. 다만 김연아와 악연이 있는 로리올-오버윌러 미리암(스위스)이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기술의 정확도를 측정하는 심판)로 선정된 것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김연아는 결전을 하루 앞둔 23일 경기장인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조별 훈련을 했다.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는 서로에게 눈길을 주지 않고 오직 자신들의 연기에만 집중해 빙상장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두 선수 모두 점프를 깨끗하게 성공해 최고의 컨디션을 보였다.
김연아는 이날 국내외 취재진의 인터뷰를 모두 사절했고 연습링크에서 예정된 오후 훈련 일정까지 취소해 쇼트프로그램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각오를 보여줬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