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무부, 2000억달러 FRB에 예금

단기국채 발행으로 유동성 회수
미국 재무부가 2000억달러의 단기 국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예치키로 했다. FRB는 추가로 돈을 찍어내지 않고도 시장개입에 나설 수 있는 '실탄'을 확보하게 되며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2008년 도입한 '보완금융제도(SFP)' 한도를 2000억달러가량 늘리기로 했다. SFP는 재무부가 단기 국채(T-bill)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을 FRB에 예치,FRB가 모기지채권 매입 등 금융시장 지원에 쓸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미 재무부는 지난해 정부부채 규모가 의회가 정한 법정 한도에 달하면서 이 프로그램 규모를 50억달러 수준으로 줄였다. 그러나 지난달 미 의회가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증액을 승인하면서 다시 한도를 늘릴 수 있게 됐다. FRB는 시장개입 초기엔 발권력을 동원하지 않고 이 제도를 활용했다. 그러나 금융시장 상황이 악화되고 유동성 지원 규모가 늘어나면서 결국엔 돈을 찍어내 시중 장 · 단기 국채를 사들이며 시장개입에 나섰다. FRB는 지난 10일 현재 1조1000억달러가량의 자금을 금융시장에 풀었다. FRB는 3월 말까지 1조2500억달러 규모로 예정된 모기지연계증권(MBS) 매입 프로그램을 마감할 예정이다. FRB는 17일 현재 약 1조250억달러어치의 MBS를 샀다. 목표치에 대략 2000억달러가량 미달한다. SFP의 부활은 FRB가 더 이상 시장개입을 위해 인플레이션 우려가 큰 발권력을 동원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WSJ는 이는 결국 언젠가 유동성 흡수에 나서야 하는 FRB의 '출구전략'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