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인터 매각에 롯데 가세…포스코와 경쟁

풍부한 자금력 앞세워 잇단 M&A
막강한 글로벌 네트워크 관심
포스코 "가격경쟁 불가피" 긴장
롯데그룹이 예상을 깨고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전에 참여했다. 시장에선 롯데가 실제로 내달 중순으로 예정된 예비입찰에 참여,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혀온 포스코와 실력 대결을 벌일지 주목하고 있다.

◆예상 깬 롯데의 가세의향서 접수 마감일인 지난 24일 막판까지 인수전 참여 여부를 고심하던 롯데가 매각주간사인 메릴린치증권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롯데는 우선 투자제안서(IM)를 받고 실사를 통해 106개 해외 지사와 15곳의 광구를 보유한 대우인터내셔널의 막강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들여다볼 방침이라고 밝혔다. 해외 진출에 적극성을 보여온 롯데로선 대우인터내셔널의 해외 네트워크가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24%)에 대한 관심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고위 관계자는 "실사 이후 메리트가 있다고 판단하면 입찰까지 참여할 방침이지만 아직은 유동적"이라며 "만약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하게 되면 생명보험 사업에 대한 계획은 없기 때문에 교보생명 지분은 매각하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롯데의 참여에 대한 평가를 유보하고 있다. 아무런 구속력이 없는 의향서보다는 내달 예비입찰에 참여해 예상가격을 적어내야 인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어서다. 일각에선 매각주간사 측이 유효경쟁 구도를 만들어 인수가격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외형 확대에 관심이 있는 롯데를 끌어들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와 달리 롯데가 3조5000억원에 이르는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인수전에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란 전망도 있다. 롯데는 최근 바이더웨이,GS스퀘어백화점 등의 인수에 총 1조6140억원을 쏟아부으며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롯데는 의향서 제출과 동시에 국내 증권사를 대상으로 자문사 선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롯데 진의 파악 중"자산관리공사(캠코)는 롯데의 참여를 반기고 있다. 캠코 관계자는 "헐값 매각 논란과 특혜 시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신속한 시일 내 매각 절차를 끝내겠다"고 말했다.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거론돼온 포스코는 롯데가 의향서를 제출한 진의 파악에 나섰다. 회사 관계자는 "롯데가 의향서를 제출함에 따라 인수 의지,자금력 등에 대한 분석을 하고 있다"며 "롯데의 가세로 인해 단독 응찰로 인한 유찰 우려는 없어졌지만,향후 입찰 과정에서 가격경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자금력과 인수 의지,시너지 효과 등을 고려할 때 롯데보다 포스코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포스코의 현금성 자산은 현재 6조7000억원에 달한다. 작년 말부터 우리투자증권과 맥쿼리증권,신한금융투자증권 등 3곳을 자문사로 선정해 오랫동안 준비해 왔다. 향후 '인수 후 통합(PMI)' 전략까지 짜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의향서를 제출한 곳은 포스코와 롯데 외에 대우파트너스컨소시엄(DPC)과 STC인베스트먼트가 있지만 포스코와 롯데의 경쟁상대가 되긴 힘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캠코는 의향서 제출 기업들에 25일 투자제안서를 발송,내달 15일께 예비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장창민/이심기/송태형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