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럭셔리] 정동병원, 인공관절 치환수술 내비게이션 이용해 정밀도 '쑥'

서울 상도동에 사는 이모씨(62 · 여)는 5년여 전부터 심한 무릎 통증을 앓아왔다. 처음엔 그저 앉았다 일어설 때 약간 통증을 느낄 정도였으나 점차 심해져 밤잠까지 설치게 됐다. 가족이 걱정할까봐 약으로만 버티다가 작년 추석연휴 다리를 질질 끌며 걷는 모습을 자녀들에게 들켰다. 결국 자녀들의 권유로 인근의 정동병원을 찾아가 보니 말기 퇴행성 관절염으로 양쪽 다리 연골이 거의 닳아 뼈와 뼈가 붙어 있는 상태였다. 이로 인해 다리는 'O'자형으로 구부러졌다. 인공관절 치환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결국 약 2시간에 걸쳐 여성 맞춤형 인공관절을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다. 2주 후부터 재활운동에 들어갔다. 3개월 만에 'O'자형 다리가 곧게 펴지고 자연스럽게 걸을 수 있게 됐다.

정동병원은 2004년 1월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서 개원한 100병상 규모의 관절 · 척추 전문 병원이다. 무릎관절 질환을 전공한 김창우 · 이암 원장과 한림대 정형외과 교수 출신으로 척추 및 엉덩이관절(고관절)을 전담하는 김상현 원장이 포진해 있다. 가장 강점인 인공관절 치환수술은 내비게이션을 이용한 초정밀 시스템을 통해 매년 100여건 시행되고 있다. 이 수술은 강화 플라스틱이나 세라믹 같은 반영구적 생체 재료를 바탕으로 한국의 좌식생활 환경에 맞춘 초굴곡형 인공관절 또는 동양 여성의 체형에 맞춘 여성 맞춤형 인공관절 등을 사용해 이뤄진다.

재료의 발달로 인공관절의 수명은 과거 20년에서 최근 30년으로 늘었고,초굴곡형 관절의 등장으로 인공관절의 굴곡도도 과거 90도에서 140~150도로 커졌다는 게 김창우 원장의 설명이다. 이씨에게 이식된 여성 맞춤형 관절은 전반적인 관절의 크기가 서양인에 비해 작고,관절의 가로 폭도 남성에 비해 좁은 점을 감안해 만들어진 것.여기에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사용하면 컴퓨터 센서가 위치를 추적해가며 인공관절을 최상의 위치와 각도에 배치해주기 때문에 수술의 정밀도가 현저하게 향상된다. 환부를 가능한 한 작게 절개하고 전신마취 대신 부분마취를 해서 수술 후 불편 증상도 최소화하고 있다.

이 병원은 중증 환자가 아니면 인공관절 수술을 권하지 않는 것을 철칙으로 삼고 있다. 2006년부터 매년 대여섯명의 독거노인에게 인공관절 수술을 무료로 시행해 지난해 연말 대한민국나눔대상 보건복지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