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정부가 주도한다는 생각 버려라"
입력
수정
"민간에 이래라 저래라 안돼
맞춤형 지원 방안 고민해야…
동계올림픽 보면서 희망 확인"
이명박 대통령은 26일 "관이 주도하던 기존의 방식으로는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확대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세상이 참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제 정부는 주도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민간이 경쟁하는 데 무엇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며 "지원 방식도 정부의 판단으로 앞서가기보다 민간의 요구를 듣고 거기에 맞춰 주는 것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청와대가 유연한 사고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업을 비롯한 민간의 경쟁력이 엄청나게 높아진 만큼 정부가 과거처럼 상위에서 이래라 저래라 관여해선 안 되며 민간의 창의와 자율을 존중하고 배울 건 배우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정부정책 결정 과정에서 민간 전문가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라는 뜻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2주년과 관련,"그동안 열심히 해줘 고맙다. 사회적으로 적지 않은 혼란이 있었지만 여건을 탓하지 않고 해야 할 일을 꾸준히 해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참모들을 격려했다. 이와 함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정부의 해법을 믿고,참고, 협력해 준 국민이 있어 성과를 낼 수 있었다는 사실"이라며 "속도를 더 내자"고 독려했다. 이 대통령은 "남은 3년이 어떤 사람들은 짧다지만 나는 결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기간"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생활공감정책 주부모니터단 출범식에 참석,"100년 전 우리끼리 싸우다 외국에 주권을 뺏겼다. 결국 단합이 안 돼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세종시 문제를 둘러싼 한나라당 내의 갈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취임 2주년을 맞아 이날 저녁 현 정부 전 · 현직 장 · 차관 및 수석비서관 80여명과 만찬을 함께 했다. 이 대통령은 "동계올림픽에서 당당하게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우리 젊은이들을 보면서 희망을 확인했다"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려고 노력했는데 지금은 기회가 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 긴장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 몸 담았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울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