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금요일 하락 징크스' 벗었다

6주만에…개인ㆍ기관 순매수로 반등
거래대금 3조대 턱걸이…활력 잃어

증시가 6주 만에 '금요일 징크스'에서 벗어났다. 외국인이 3일 연속 매물을 내놨지만 저가 매수에 나선 개인과 기관이 적극적으로 물량을 소화하며 주가 반등을 이끌어냈다.

주가가 상승했지만 시장의 활력은 여전히 떨어졌다. 전날 4조원을 간신히 회복했던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대금은 다시 3조원대로 주저앉았다. 김연아 선수의 금메달 연기 영향도 있었지만 근본적으로는 수급 사정이 취약한 속에 올해 기업이익 전망치가 소폭 하향 조정되고 있는 것이 부담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초우량 블루칩으로 공략 대상을 좁히는 게 바람직하다는 투자전략을 추천했다.

◆기관 · 개인 동반 매수로 3일 만에 반등

26일 코스피지수는 7.07포인트(0.45%) 오른 1594.58로 마감했다. 이로써 지난달 22일부터 5주 연속 금요일마다 지수가 하락했던 '금요일 징크스'를 털었다. 오전 시장은 불안했다. 전날 뉴욕증시가 실업자 증가와 내구재 소비 감소 등 경제지표 하락 소식에 부진하자 지수는 1580선까지 밀렸다. 하지만 개인의 저가 매수세가 꾸준하게 들어온 데다 오후 들어 기관들이 가세하면서 지수가 반등했다. 지수는 1600선 회복을 노렸지만 20일 이동평균선(1599)의 저항을 뚫지 못했다.

오전장에서 매도 우위를 보였던 기관은 이후 저가 매수에 나서 1100억원 이상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개인도 430억원 정도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은 1600억원 넘게 순매도해 3일째 차익을 실현했지만 선물 시장에선 4일 만에 매수 우위로 돌아서 4795억원을 사들였다. 이에 힘입어 프로그램은 930억원 순매수를 보여 수급을 떠받쳤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외국인은 선물 시장에서 하루이틀 단위로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며 "일부 세력은 종전과 달리 초단타 매매에 나서고 있어 앞으로 들쭉날쭉한 매매 행태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등락이 엇갈렸다. 전날까지 3일째 약세였던 삼성전자는 1.09% 상승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현대차(0.88%) LG전자(0.94%) KT(1.94%) 등도 올랐다.

특히 이라크에서 STX중공업의 수주 소식에 STX(3.13%) STX조선해양(2.58%) STX엔진(1.41%)등 STX그룹주가 동반 상승해 눈길을 끌었다.

반면 하이닉스는 채권단의 지분 매각 계획 발표로 오버행(대량 대기 매물) 우려가 제기되며 3.23% 급락했다. LG디스플레이 현대중공업 현대모비스 등도 하락세를 보였다. ◆이익 모멘텀 둔화는 부담

증시가 반등에 성공했지만 상승 탄력은 크게 떨어진 상태다. 전날 6일 만에 4조원대에 복귀했던 거래대금은 이날 3조1971억원으로 다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은 상황이어서 해외 변수의 움직임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취약한 수급을 상쇄하려면 펀더멘털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실적 흐름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 이후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던 주요 상장 기업들의 올해 영업이익 증가율 전망치가 이달 들어서는 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지난달 말 전년 대비 5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됐던 순익 증가율은 이달 들어 46%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 증권사 신일평 연구원은 "작년 4분기 실적이 대체로 예상치를 밑돌면서 올해 실적 개선폭에 대한 기대가 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익 전망치는 산업재 에너지 금융 등의 업종에서 주로 하향 추세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약해진 것은 이익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과도 관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박스권 상단에서는 현금 비중을 늘리고 하단으로 내려오면 주식을 사들이는 단기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성장 스토리가 있는 핵심 종목 위주로 대상을 좁히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김태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지수의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시총 상위주보다는 중소형주 위주의 단기 매매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박해영/강지연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