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은 '캘린더 증시'…국내외 굵직한 이벤트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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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中 '전인대'·16일 EU재무장관회담 열려미국과 중국 등 G2(주요 2개국)의 긴축정책과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 등 최근 증시를 짓눌러온 악재들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3월에는 이들 악재의 향방을 가늠해볼 수 있는 굵직굵직한 이벤트가 줄줄이 예고돼 있어 그 결과에 따라 시장이 출렁이는 '캘린더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변수는 단시일 내에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이 아니어서 코스피지수는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당분간은 밸류에이션(주가 수준) 매력이 돋보이고 향후 실적 개선이 유력해 보이는 자동차 반도체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신중한 투자에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17일엔 美FOMC…국내선 2일 경기선행지수 발표
◆중국 전인대 · EU 재무장관 회의 주목당장 주목해야 할 이벤트는 오는 3일부터 열리는 중국의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5일부터 열리는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다. 올 들어 두 차례에 걸친 지급준비율 인상으로 긴축정책의 '방아쇠'를 당긴 중국 정부가 이 회의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남유럽 국가에 대해선 유럽 선진국들이 지원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오는 16일 열리는 유럽연합(EU) 재무장관 회의는 3월 증시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2월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던 그리스에 대한 지원책이 이 회담에서 그 윤곽을 드러낼 것이기 때문이다.
이튿날인 17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눈겨여 봐야 할 필요가 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최근 당분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밝혔지만 3월 회의에서 현재 미국의 경기회복세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놓을지가 관심이다. 국내 이벤트 중에서는 통계청이 3일 발표하는 1월 산업활동동향에서 경기선행지수의 상승세가 꺾일지 여부가 중요하다. 상승세를 보이던 경기선행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서면 코스피지수 역시 동반 하락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원종필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은 "과거 경험상 경기선행지수가 하락하면서 코스피지수가 조정을 받으면 200일 이동평균선이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현재 200일 이평선이 지나는 1550선의 지지력이 테스트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프로그램 매도세는 약해질 듯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다시 살아날지와 2월 지수 하락의 주범 역할을 했던 프로그램 매도세가 지속될지가 중요하다. 외국인은 최근 대외 변수의 움직임에 따라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4일 이후에는 사흘 연속 순매도를 보여 3월 들어 외국인이 매수세로 복귀할 것으로 점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다시 회복되기 위해서는 남유럽의 재정 리스크가 해소되고 달러화가 약세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프로그램의 경우 매수세 유입을 기대하기엔 섣부른 감이 있지만 최소한 매도 물량은 크게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올 들어 쏟아진 프로그램 매도 물량의 상당부분은 인덱스펀드들이 현물을 팔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선물로 갈아타는 과정에서 나왔다"며 "이들 인덱스펀드의 매도 여력이 상당부분 소진돼 3월에는 매도가 나오더라도 최대 2조원 정도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저평가된 실적개선주 중심 신중 대응
3월에 예정된 각종 대내외 이벤트가 우리 증시에 강한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남유럽의 재정위기와 중국과 미국의 긴축 리스크는 단기간에 소멸될 수 있는 이슈가 아니어서 이 문제가 깨끗하게 해소될 것으로 예단하고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3월 코스피지수가 전달보다 소폭 하락한 1550~1650선에서 출렁일 것으로 내다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따라서 당분간은 밸류에이션이 낮으면서도 향후 실적 개선이 확실시되는 업종을 위주로 신중한 투자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조승빈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현재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2005년 이후 평균치보다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며 "긍정적인 이익 모멘텀이 유지되면서 PER가 시장 평균보다 낮은 정보기술(IT) 자동차 통신 업종을 중심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하이닉스 기아차 현대모비스 KT SK텔레콤 등이 이런 유형에 해당한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아 저평가돼 있고 실적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는 은행주와 보험주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기업은행 부산은행 현대해상 LIG손해보험 등을 추천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