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울산·경북, 원전경쟁 과열

중복사업 많아 예산낭비 우려
부산,울산,경북 등 원자력 발전시설이나 원자력 산업 기반을 갖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원전 사업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주민반발로 사업 자체를 기피하던 지자체들이 지난해 UAE(아랍에미리트) 원전수출을 계기로 지역경제 불황 타개책으로 원전 산업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자체들이 비슷한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면서 지역 간 갈등과 예산낭비 등도 우려된다.

1일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울산시는 조선산업과 함께 원전산업을 지역 주력업종으로 육성키로 하고 '원전메카 조성사업'프로젝트를 최근 내놓았다. 수주부진으로 조선업체들이 경영난을 겪으면서 지역경제도 침체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울산시는 신고리원전 5,6호기 신설,한전 국제원자력 대학원 설립,제2원자력 연구원 설립,중소형 원자로(일명 스마트) 실증사업,수출형 연구로 개발 사업 등 총사업비 16조원의 국책 원전사업을 유치해 16만여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거두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중공업,삼창기업,성진지오텍,일진에너지,티에스엠텍 등 울산 소재 원전전문업체 대표들과 울산과학기술대,울산대 원전관련 전문 교수 등으로 '원전산업육성발전협의회'를 발족했다. 부산시도 최근 의료산업 중심의 원전 특화사업을 발표했다. 기장군 장안읍 일대에 원자력 의학원과 중입자가속기,수출형 연구로,핵과학기술대학,의료산업시설 등이 들어서는 동남권 핵 과학특화단지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2030년까지 1조1600억원가량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경북도는 '원자력 클러스트' 방안을 제시했다. 원전이 있는 경주,울진 등에 제2 원자력 연구원과 '스마트 실증플랜트'를 유치하고,국제원자력 인력교육원을 세워 원자력 수출 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경북도는 2020년까지 사업비 9조79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김관용 지사는 "원자력 클러스터는 원전 세계 최강국으로 가기 위한 국가적 시험무대가 될 것"이라며 사업추진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울산시가 계획하고 있는 제2 원자력 연구원과 스마트 원자로 유치,원자력 수출산업단지 조성 등은 경북도와 중복돼 유치 경쟁이 불가피해 부작용도 예상된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