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기축통화 지위 20년 더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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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보고서한국은행은 1일 '중장기 국제통화질서 변화 전망'이란 보고서를 통해 초강대국으로서 미국의 지위가 이어지면서 달러화 중심의 국제통화질서가 20년 정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현재 달러화 위치를 1~2차 세계대전 전후의 영국 스털링화 상황과 비교했다. 한은은 세계경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지고 미국의 대규모 경상수지 및 재정 적자로 달러화의 신뢰도가 이전에 비해 떨어지고 있는 것이 스털링화의 지위 하락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또 과거 스털링화가 그랬듯이 세계 교역시장에서 달러화 사용 빈도도 낮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스털링화 시대엔 금본위제였지만 지금은 금태환이 정지돼 달러화의 신뢰 약화가 체제 붕괴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또 미국은 IT(정보기술) BT(바이오기술) 등 선도산업의 경쟁력이 우위에 있고 유로지역이나 중국이 초강대국으로 부상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과거 영국과는 다르다. 한은은 다만 20~30년 등 장기적으로 봤을 때 현재 질서는 매우 완만하고 단계적으로 복수통화체제로 이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 역내 통화 · 금융협력 강화,수출입 결제 통화의 점진적 다변화,원 · 유로 원 · 위안 원 · 엔 등 이종통화 시장 육성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시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