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대항마펀드 'KTB스타' 실험은 절반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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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팀펀드' 자금유치 미미증시의 큰손으로 시장에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래에셋 주식형 펀드의 대항마를 표방한 'KTB스타셀렉션'이 나온 지 7개월이 됐다. 미래에셋을 따라 잡기 위해 국내 처음으로 4개 자산운용사의 스타 펀드매니저 4명이 힘을 뭉쳐 출범시킨 이 '드림팀' 펀드는 실험 정신은 돋보였지만 아직 성과는 기대에 못 미쳐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익률 선전…규모 더 키워야
펀드 수익률은 미래에셋은 물론 시장 평균치를 웃돌고 있지만, 출시 7개월이 지난 현재 투자원본(설정액)이 220억원에 머물러 '이름 값'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KTB스타셀렉션'은 펀드 이름에서 보듯 시장에서 명성을 떨치는 4개 자산운용사의 스타 펀드매니저들이 공동 운용하는 국내 첫 '매니저 오브 매니저스(Manager of Managers)' 상품이다.
지난해 4월 KTB자산운용과 제로인투자자문은 미래에셋을 뛰어넘을 멀티매니저펀드를 만들어 보자며 브레인투자자문과 신한BNPP자산운용, 유리자산운용에 '드림팀' 구성을 제안했다. 대형 성장주 부문은 최민재 KTB자산운용 본부장, 주식 · 채권을 섞은 혼합형 부문은 박건영 브레인투자자문 대표, 대형 가치주는 정인기 전 신한BNPP운용 부장, 소형주는 인종익 유리자산운용 본부장이 운용을 책임지는 방식이었다. 제로인투자자문은 시장 상황을 판단, 이들 펀드매니저에게 자산을 배분하는 역할을 맡았다.
3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해 7월 운용에 들어갔지만 자금은 기대만큼 들어오지 않았다. 운용 개시 3개월여 만에 정 부장이 이탈해 '신영마라톤'으로 잘 알려진 허남권 신영투신운용 본부장이 지난해 11월부터 교체 멤버로 대형 가치주를 운용하는 진통을 겪기도 했다. 이에 따라 설정 이후 3개월이 지난 작년 10월께엔 이 펀드의 수익률이 시장 평균 수준에 머물러 '별 것 없다'는 실망스런 평가가 나왔다. 다행히 이후 펀드 운용이 자리를 잡아가며 수익률이 크게 개선됐다. 이 펀드는 연초 이후 손실률을 4%대로 줄여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7.03%)보다 우수한 방어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6개월 수익률은 2.76%로, 국내 주식형 펀드(-1.03%)와 미래에셋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치(-2.07%)를 크게 앞서고 있다.
제로인 측은 시장 상황에 따라 각 유형별 수익률이 차이나지만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전체적인 수익률이 상위권에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예컨대 올초에는 가치주 부문이 선전을 펼치면서 나머지 성장주나 중소형주의 부진을 만회했다는 설명이다. 오대정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이 펀드가 우수한 성과를 내려면 자산을 시장 흐름에 맞게 정확하게 배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펀드 수익률을 평가하기엔 아직 규모가 너무 작다는 평가다. 펀드의 덩치를 키우는 게 선결 과제라는 얘기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