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장외시장서도 인기 높네

'대우證 1호' 공모가 10% 웃돌아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던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 스팩)가 장외에서도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1일 장외주식업계에 따르면 3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둔 '대우증권그린코리아스팩'은 장외시장에서 큰 관심을 모으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 스팩의 지난달 말 장외 가격은 3780(프리스닥)~3805원(피스탁) 수준으로 공모가 3500원을 10% 가까이 웃돌았다. 일반 청약경쟁률이 증권업계의 예상을 크게 웃돈 87.0 대 1을 기록한 데 이어 장외에서도 상장이 임박한 지금까지 인기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증권사들이 잇달아 스팩 설립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각 증권사의 1호 스팩은 무조건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가 매수세를 끌어모으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투자증권의 스팩에 참여하고 있는 투자컨설팅업체 ACPC의 남강욱 부사장은 "증권업계에선 인수 · 합병 대상 기업 선정이 가시화될 경우 스팩의 주가가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며 "투자원금 대비 30% 정도의 차익은 무난하다는 게 일반적인 분위기"라고 전했다. 내부적으로 수익률 하한을 정해놓은 증권사가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기존 공모주 투자자들이 대거 스팩에 몰려든 것도 장외 인기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정인식 프리스닥 대표는 "지금 장외시장에 흘러나오는 주식은 저축은행 등으로 청약한 일종의 '개인성 기관' 물량"이라며 "기존 공모주 투자처럼 차익을 빨리 실현하려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과열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설립 목적이 명확하고 발기인들이 해당 분야 전문가인 해외와 달리 국내 스팩은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채 막연한 기대만 높아 '묻지마 투자'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