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환율전망] "변동성 크지만 방향은 아래쪽"

외환 전문가들은 3월 중 원달러 환율이 위안화 절상 기대와 외국인의 한국시장에 대한 선호 등으로 주요 통화에 대한 상대적 강세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미국의 유동성 흡수에 따른 미 달러의 상승 기대가 유지되고 외국인 주식 배당금 역송금 수요, 당국의 개입 경계 등이 환율 하단을 지지할 것으로 분석했다.미 달러화는 유로존을 둘러싼 신용문제가 지속하고 있지만 그리스에 대한 유럽연합(EU)의 지원 기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저금리 기조 유지 확인 등으로 추가 상승이 주춤할 것으로 예상했다.

3월 중 원달러 환율의 거래범위에 대해 신한은행은 1100~1170원을, 하나은행 1120~1180원, 삼성선물 1135~1175원, 우리선물 1140~1180원을 제시했다.

◇그리스 재정적자 3월 중 해결 기대..원화강세 수혜신한은행 조재성 이코노미스트는 2일 "3월 중순 그리스 재정적자 감축안에 대한 EU의 승인 과정 시까지는 어느 방식으로든 해결 가능성이 크다"며 "시장에서도 최근 유로화의 강한 하방경직성 등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해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정과 이에 따른 원화강세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우리선물은 남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한 재정불안 문제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기는 어렵겠지만 구체적인 지원 방법과 시기에 대한 언급 없이 사태의 조기해결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우리선물 변지영 애널리스트는 "S&P와 무디스가 그리스에 대한 추가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각국의 재정적자 감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재정불안 이슈가 애초 예상보다 장기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포한다"며 "이 경우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을 지속시킬 수 있다는 점을 염두해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中 위안화 절상 기대+韓 경제성장률..원화강세에 긍정적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중국의 위안화 절상에도 주목하고 있다. 중국은 빠르면 3월 중 위안화 절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데, 위안화가 절상되면 원화 강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조재성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유동성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지급준비율이나 금리 인상도 중요하지만 결국 위안화의 절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조만간 위안화의 평가절상을 기습적으로 단행할 것"으로 예측했다.3월 말부터 시작되는 배당 시즌 역시 환율 하단이 지지력을 강화하는 요인이다. 12월 결산법인이 외국인에게 지급하는 배당 총액은 3조 177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증가한 수준인데, 외인이 지급받은 배당을 본국으로 역송금하는 과정에서 원달러 환율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조 이코노미스트는 "3월 중에 국제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보인다면 재차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매수세를 확대하면서 배당금 역송금 수요에 대한 우려를 상쇄시켜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원달러 환율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그 해의 성장률인데 한국은 2010년 그 어느 나라보다도 높은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환율 하락을 확신해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책당국의 시장개입 우려.."그래도 방향은 못 바꿔"

변지영 애널리스트는 "1140원대에서 당국의 미세조정이 이어지는 등 환율이 해당 레벨에 근접할 경우 개입 가능성과 이에 대한 경계심 등이 강화될 것"이라며 "3월 원달러 환율은 대외 불안에 따른 높은 변동성 속에 1100원대 중후반의 박스권 흐름이 유효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하나금융연구소 장보형 연구위원은 "환율 하락에 대한 정부의 개입 가능성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은 일정한 박스권에서 점차 무게중심을 아래쪽으로 옮겨가는 식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조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경험을 보면 당국이 대규모 개입을 통해 시장에 개입한다고 하더라도 시장의 방향성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했다"며 "3월 중 외환시장은 여러 가지 불확실성 등이 차례로 해결되면서 뚜렷한 하향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