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증맞은 한국빌리들 납시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배우 4명 공개

"날아갈 듯 좋아요. 더 열심히 해서 완벽한 빌리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진호군)

"영국이나 호주의 빌리보다 잘하고 싶어요. "(김세용군)당찬 꼬마들이다. 오는 8월 서울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주인공 빌리 역으로 최종 선발된 소년 4명(김세용,이지명,임선우,정진호군)은 2일 제작발표회 무대에서 야무지게 포부를 밝혔다.

이들은 어린 나이에도 긴장하지 않고 능숙하게 발레 동작과 탭댄스를 선보였다. 변성기를 거치지 않은 소년 특유의 맑은 목소리도 아름다웠다.

동명의 인기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1980년대 영국 북부 탄광촌의 11세 소년 빌리가 훌륭한 발레리노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결국 꿈을 이루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내는 공연이다. 당연히 뮤지컬의 주인공 빌리는 노래와 춤에 재능이 있는 소년.오랜 훈련 기간을 버텨낼 수 있는 끈기와 2시간45분에 달하는 공연시간을 책임질 능력도 갖춰야 한다. 4명의 빌리는 최종 선발되기까지 오디션 4회와 긴 연습 기간을 견뎌냈다. 변성기를 맞지 않은 신장 150㎝ 이하 소년을 대상으로 지난해 2월 1차 공개오디션에서 선발된 16명이 6개월 동안 훈련을 받은 뒤 8월 2차 오디션,11월 3차 오디션을 거쳤으며 지난 1월 4차 오디션에서 4명이 최종 합격했다. 이들은 노래,연기,발레와 탭댄스,아크로바틱,힙합,필라테스 등 고강도 훈련을 받았다. 개막 전까지 매일 방과 후 대부분의 시간을 '완벽한 빌리'가 되기 위해 쏟아부어야 한다.

거의 1년에 달하는 담금질을 거쳐서인지 한국의 빌리 4명은 성숙한 면모를 보였다. 임선우군은 "서로 못하는 게 있어도 도와가면서 잘해보자"고 했고,이지명군은 "같이 여기까지 올라왔으니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연습하자"며 서로를 격려했다.

기획사인 매지스텔라 측은 "김세용군(선화예술학교 1)은 단연 돋보였던 발레 영재,이지명군(정각중 1)은 못 말리는 연습벌레,임선우군(인헌초등 5)은 미소년 이미지의 발레 소년,정진호군(평촌초등 6학년)은 해외팀도 놀란 탭댄스 신동"이라고 소개했다. 빌리의 친구인 마이클 역에는 김범준,안민기,이성훈군이 캐스팅됐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2005년 초연 후 영국 웨스트엔드 공연 2000회,미국 브로드웨이 공연 500회를 돌파한 인기 작품.지난해 토니상 10개 부문상을 받았다. 웨스트엔드에서 빌리 역을 맡은 13세 배우 리암 모어는 2006년 영국 올리비에상 최연소 수상 기록을 남기는 등 빌리를 연기한 어린 배우들이 연이어 상을 받기도 했다. 이번 한국 공연은 세계에서 네 번째,아시아에서는 처음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