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월드컵 전쟁' 시작됐다

●월드컵 마케팅 '후끈'
'동계올림픽 열기를 월드컵으로…'

스포츠 마케팅의 꽃으로 불리는 월드컵을 잡기 위해 국내 대기업도 마케팅 열전에 돌입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은 금융 위기 이후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는 시점에 열리는 터라 기업의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월드컵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얼마나 끌어올리느냐에 따라 시장 판도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 · 기아차, 32개 참가국서 월드컵 광고 촬영

국내 기업 중에선 현대 · 기아자동차가 가장 적극적이다. 현대 · 기아차는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 중에서 유일한 월드컵 공식 후원사다. 2007년부터 2014년까지 국제축구연맹(FIFA)과 장기간 공식 파트너 계약을 할 만큼 공을 들이고 있다.

이미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막대한 홍보 효과를 봤다. 현대 · 기아차는 총 64개 경기에 광고판(A-board)을 설치,경기당 평균 약 15분 동안 브랜드를 노출했다. 월드컵 특별 TV 광고 · 인쇄 광고 및 옥외 광고도 이뤄졌다. 이를 통해 약 5조원의 광고 효과를 거두고 브랜드 가치를 크게 끌어올린 것으로 자체 평가하고 있다.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가장 힘을 쏟고 있는 것은 역시 광고다. 지난달 열린 미국 슈퍼볼 경기에서 광고를 통해 톡톡히 재미를 본 데 이어 획기적인 월드컵 광고로 전 세계 이목을 사로잡기 위해 벼르고 있다. 광고 제작은 계열사 이노션이 맡았다. '응원을 위한 혁신적인 방법'이란 테마를 주제로 32개 참가국을 돌며 광고 촬영에 한창이다.

현대 · 기아차는 남아공 월드컵을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지난해 금융 위기로 시장 판도가 크게 바뀐 데다 세계 1위 도요타가 리콜 사태 여파로 흔들리고 있어서다.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브랜드 인지도를 남아공 월드컵 등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끌어올리겠다는 게 현대 · 기아차의 전략이다.

◆삼성 GS,축구스타들에 러브콜삼성,LG,SK,GS,KT 등은 월드컵 공식 후원사는 아니지만 축구 스타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거나 거리 응원전을 펼치는 등 월드컵 마케팅 전략 마련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축구 선수들을 앞세운 제품 홍보로 남아공 월드컵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지성을 비롯 이청용(볼턴 원더러스),프랑스 무대에서 활동 중인 박주영(AS모나코)을 광고 모델로 추가했다.

GS칼텍스도 영국 프리미어 리그에서 맹활약 중인 박지성 선수를 광고모델로 발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디다스,나이키 등 글로벌 스포츠 용품 업체들도 '마케팅 전쟁'에 돌입했다. 축구 국가대표 공식 후원사인 KT는 현대차,대한축구협회,붉은악마와 함께 3일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응원 출정식'을 갖는다. 새롭게 제작한 응원곡과 대한민국 공식 슬로건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SK텔레콤은 대대적인 거리 응원전을 준비하기 위해 대행사를 선정해 마케팅 계획을 짜고 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