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게임기 PS3 오류… 日本 품질신화 추락 시리즈

올해를 윤년으로 잘못 계산
3월 1일→2월 29일로 인식
작동 불능에 데이터 날아가
200만여명 불만 쏟아져
도요타자동차의 대규모 리콜 사태 충격이 사그라들지 않는 가운데 이번엔 일본의 간판 전자기업인 소니의 인기 가정용 게임기 'PS(플레이스테이션)3'에서 어이없는 오류가 발생,전 세계 PS3 사용자들의 접속이 하루 넘게 차단된 대형 사고가 났다. 특히 게임기가 자동차와 더불어 일본이 자랑해온 주력 전자제품이란 점에서 이번 '소니의 굴욕'이 가져올 타격은 도요타에 못지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부터 PS3 구형 모델의 내부 시계에서 올해를 윤년으로 잘못 계산해 '2010년 3월1일'이 '2010년 2월29일'로 인식되는 오류(버그)가 발생했다. 1999년 말 IT(정보기술)업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Y2K(컴퓨터가 2000년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고)'와 유사한 사건이 터진 것이다.
이번 버그는 PS3에서 발견된 버그 중 가장 치명적인 것으로,게임 구동시 '8001050F' 또는 '001050F' 등 에러 메시지가 뜨면서 기기가 멈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여파로 세계 PS3 사용자 200만여명이 온라인게임 접속이 안되거나 그동안 저장됐던 게임 데이터를 모두 잃는 등 큰 불편을 겪었으며,소니 측에 사과를 요구하는 불만이 폭주했다. 소니는 버그 발생 후 24시간이 지나서야 홈페이지에 원인 분석 및 장애해결 사실을 올려놓으며 공식 사과했다. 국내 누리꾼들 사이에선 "소니가 윤년 계산 오류같은 초보적 실수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작 윤달 오류로 세계 게이머들에게 '3 · 1절 테러'를 날렸다"와 같은 쓴소리가 이어졌다.

PS3는 닌텐도 '위(Wii)',마이크로소프트(MS) 'X박스(Xbox)'와 더불어 가정용 콘솔 게임기의 3강 경쟁구도를 구축해오고 있다. 콘솔 게임기는 TV나 컴퓨터 모니터 화면에 연결시켜 게임을 즐기는 기기다. PS3는 2006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모두 3350만대가 판매되며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FT는 PS3의 이번 버그가 게임기 부문에서의 부활을 자신했던 소니에 또다시 시련을 안겼다고 전했다. 아울러 MS의 X박스보다 기기 안정성이 더 높다고 인식됐던 만큼 PS3 오류의 충격이 매우 심각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