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자기, 해외 명품백화점 본격 공략

英 해롯·日 와코 이어 美도 진출
2012년 수출 3000만弗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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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는 피겨 스케이팅과는 인연이 없는 국가였습니다. 그걸 김연아 선수가 깨뜨린 겁니다. 한국도자기도 세계 도자기 업계의 변방이었던 대한민국을 세계 도자기의 중심국으로 바꿔놓을 겁니다. 김연아 선수처럼 말이죠."

2일 서울 회현동 신세계백화점 신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동수 한국도자기 회장은 대뜸 김연아 선수 얘기부터 꺼냈다. 김연아 선수가 피겨 스케이팅의 불모지였던 대한민국을 세계 정상권으로 끌어올린 것처럼 한국도자기도 자체 개발한 명품 브랜드인'프라우나'를 앞세워 세계시장에서 '도자기 한국'을 만들겠다는 다짐에서다. 김 회장은 "로얄 코펜하겐 등 세계적인 도자기업체에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 형태로 납품하던 데서 벗어나기 위해 6년여 전 자체 브랜드로 개발한 프라우나가 다음 달 영국 해롯백화점에 입점한다"며 "김연아가 세계 여자 피겨 스케이팅의 톱 브랜드가 된 것처럼 프라우나를 글로벌 명품 도자기로 만들 방침"이라고 말했다.

161년의 역사를 지닌 해롯백화점은 엄격한 선별 작업을 거쳐 검증된 제품만 입점시키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해롯백화점에 입성했다는 것은 글로벌 명품 브랜드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한국도자기는 이 백화점에 59㎡ 규모의 단독매장을 설치,다음 달 1일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지금까지 해롯에 단독 매장을 내는 데 성공한 국내 업체는 LG전자에 이어 한국도자기가 두 번째며,아시아 도자기 브랜드 중에서는 첫 사례다. 프라우나는 접시 한 개 가격이 250달러 안팎으로 기존 한국도자기 본차이나 제품의 5~6배에 달한다.

김 회장은 "해롯백화점 입점을 계기로 본격적인 해외 명품시장 개척에 나서기로 했다"며 "조만간 미국의 유력 백화점 체인인 블루밍데일스와 니만마커스에도 매장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도자기는 앞서 지난해 말 일본의 럭셔리백화점인 와코백화점과 미국 맨해튼의 주방용품 중심가에 진출하는 등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와의 한판 승부를 준비해왔다. 김 회장은 "2008년부터 OEM 비중을 대폭 낮추고 프라우나 등 자체 브랜드 수출을 늘리는 전략을 실시하고 있다"며 "지난해 1000만달러 수준이었던 수출액을 올해 1500만달러로 끌어올린 뒤 2012년에는 3000만달러 수준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도자기는 이날 디자이너 앙드레 김이 디자인한 '패롯 홈세트' 신제품 출시에 맞춰 신세계백화점 신관 9층에서 '앙드레 김 스프링 웨딩 드레스 컬렉션'을 개최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