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프렌차이즈] 떡집도 브랜드 시대…'베이커리' 못잖은 고급화로 인기

'빚은' '질시루' 등 대표적
빠른 속도로 프랜차이즈화
독립점포 내려면 1년 준비해야
서울 인사동은 평일에도 내 ·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골동품 거리로 유명하지만 최근 다양한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늘어 쇼핑객들을 즐겁게 한다. 3일 찾은 인사동 거리에는 '빚은''질시루''낙원떡집' 등 깔끔하게 단장된 떡집에서 줄지어 떡을 사먹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3만여개로 추산되는 전국의 떡집들이 달라지고 있다. 명절이나 행사 때 먹던 떡이 간식용,선물용으로 쓰임새가 넓어지면서 허름한 재래식 떡집들이 현대식으로 바뀌고 있다. 베이커리 수준의 '떡카페'도 전국적으로 확산되며 떡집 창업이 각광받고 있다.
◆프랜차이즈,떡집 현대화 선도

웰빙 문화가 확산되면서 떡집이 인기를 끌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 밀가루보다 쌀가루,탄산음료보다 전통음료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집에서 떡을 만들어 먹기보다 사서 먹는 소비 트렌드도 떡집 확대의 배경이 되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한식 세계화도 떡집 붐을 이끌고 있다.

떡집 현대화는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선도하고 있다. 떡집 프랜차이즈가 등장한 것은 2004년이지만 초기엔 성공적이지 못했다. 빵에 비해 유통기한이 짧아 재고 처리가 어렵고,식사보다 간식 개념이 강해 판매량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떡집 프랜차이즈는 '베이커리' 개념으로 발전하고 있다. 테이크아웃 판매와 홀 영업을 병행해 33㎡(10평) 내외로 소규모 창업이 가능하다. 대표적인 떡집 프랜차이즈는 ㈜떡파는사람들의 '떡보의 하루'와 SPC그룹 계열 삼립식품의 '빚은'을 꼽을 수 있다. 한국전통음식연구소는 '질시루' 브랜드로 직영 매장을 운영 중이다.

'빚은'은 블루베리,초콜렛 등 현대적인 원료와 100% 우리 쌀을 접목한 다양한 떡을 선보였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가맹점 사업을 시작해 1년 만에 60여개가 늘어나 이달 초 80호점을 돌파했다. 유동식 삼립식품 전무는 "떡이 언제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대중음식으로 자리를 잡았다"며 "베이커리 체인점이 빵업계를 바꾼 것처럼 5년 안에 전국 떡업계가 재편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지금 속도라면 내년까지 '빚은' 가맹점은 400개를 넘어설 것"으로 자신했다.

◆독립 점포,단골 확보로 승부 걸어야독집 점포의 경우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비해 단점이 많다. 대부분 업소가 시설이 낙후된 데다 포장용기 등의 수준이 낮아 소비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는 점포들이 많다. 하지만 매장을 리뉴얼하고 단골 관리를 강화해 성공하는 독립 점포들도 꽤 있다. 서울 보문동에서 '본가떡집(011-309-8204)'을 운영하는 임선재 대표(44)는 창업 4년 만에 지역에서 탄탄하게 뿌리를 내렸다. 기업,공공기관 등을 고정 고객으로 확보할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큰 돈은 못 벌지만 대기업 샐러리맨보다 낫습니다. " 대기업에 다니다 4년 전 창업한 임 대표는 "몸은 고되지만 열심히 일하는 만큼 단골들이 늘어나 회사 다닐 때보다 수익이 훨씬 많다"고 귀띔했다. 임 대표는 떡집 프랜차이즈화에 대해 "소비 수준이 높아지면서 브랜드 매장을 선호하는 추세가 있다"며 "하지만 맛에선 독립 점포가 앞설 수 있기 때문에 인테리어나 포장 등에서 품질을 높인다면 승산은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임 대표는 "독립 점포는 단골 관리가 중요해 맛과 고객 서비스에 유의해야 한다"며 "창업에 앞서 떡 기술 연마와 상권 분석 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임 대표는 회사를 그만두기 1년 전부터 지인이 하는 떡집에서 부인과 함께 1년 이상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기술과 영업 노하우를 익혔다. '질시루'를 운영하는 한국전통음식연구는 떡 창업반을 운영하고 있으며,대형 요리학원들도 떡 교실을 개설하고 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

◆도움말=이경희 창업전략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