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주택 구입 실수요자라면…

최근 주택시장에 불어닥친 찬바람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겨울이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인지,봄이 오기 전 반짝 들이닥친 꽃샘 추위인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부동산 시장은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고용 부진으로 가계의 주택 구매력이 취약해졌고 양도세 감면 혜택 폐지로 투자 수요도 급격히 줄었습니다. 보금자리주택 청약을 기다리느라 구매 시기를 늦추는 경우도 많습니다. 금리 인상 가능성도 주택 수요를 위축시키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많은 미분양 물량이 시장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부동산 시장이 어두운 것만은 아닙니다. 몇 가지 호재가 눈에 띕니다. 첫째,정부의 재정 확대와 저금리 정책으로 시중유동성이 어느 때보다 풍부합니다.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퍼지고 임금 등이 오르면 부동산 가격이 급반등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둘째,정부의 대출 규제가 장기적으로 주택 공급 부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 대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규제를 강화하면 시행사들의 땅 매입 작업이 사실상 중단돼 2~3년 뒤 주택 공급 물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주택시장에 대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도 장기적으로 공급을 위축시키는 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셋째,금융위기가 마무리되면 실물경제가 상당한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경제활동이 활발해지고 실질소득이 늘어나면 주택시장이 활기를 띨 것입니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은 경제원리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놓느냐에 따라 집값이 큰 영향을 받습니다. 보다 장기적으로는 고령화와 출산 감소,1인 가구 등 가족 구성원의 변화,주거 지역 선호도 변화 등이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지금의 주택시장은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와는 상황이 분명 다릅니다. 앞으로 가격이 오르거나 내리는 일상은 있지만 '궤도 이탈'과 같은 충격적인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출에 크게 의존하지 않고 실수요 목적이라면 지금이 오히려 기회일 수 있습니다.

현승윤 금융팀장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