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 해표, 식용유의 대명사…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사조해표(옛 신동방)는 우리나라에 아직 식품산업이 자리를 잡지 못하던 1966년 창립한 장수기업이다. 1971년 진해에 현대식 자동설비를 갖춘 대단위 대두가공공장을 국내 최초로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해표'라는 브랜드로 일반에 알려져 있는 사조해표는 대표 상품인 식용유를 비롯해 수산식품,가공식품 등 다양한 상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사조해표는 식물성 식용유 시대를 연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동물성 기름으로 요리를 하던 1960년대에 '먹는 기름은 콩기름'이라는 인식의 전환을 가져왔다. 이 회사는 콩기름의 영양학적 측면을 집중적으로 알리는 광고 캠페인을 전개했으며 각종 요리강연회 등 현장 행사도 꾸준히 진행해 왔다. 1980년대에는 전국 여자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집중 공략했다. 가사 실습시간에 해표식용유를 무상으로 제공,미래의 고객을 관리한 것이다. 이 마케팅을 벌인 후 여중 · 고생들의 감사편지가 쇄도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1989년에는 국내 최초로 증언식 광고를 도입했다. 유명 요리인과 각 지방의 고유음식을 만드는 요리인들을 광고에 등장시켜 "장사 하루 이틀 할 것도 아닌데"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냈다. 이때부터 '식용유=해표'의 이미지가 굳어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1990년대 이후에는 웰빙 트렌드에 신속히 대응해 올리브유,포도씨유,카놀라유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들기름,고추맛기름 등의 틈새 시장 개척에도 앞장섰다. 식용유 중심이었던 사업 포트폴리오는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스파게티 소스와 면이 대표적인 사례다. 해표 식용유로 만든 김과 마요네즈 등도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미역,소금,물엿,당면 등도 이 회사의 주력 상품들로 자리잡았다.

사조해표는 꼼꼼한 품질관리로 널리 알려져 있다. 1996년 인천공장이 식용유업계 최초로 ISO 9002인증을 획득했고 1997년에는 전사업장이 ISO 9002인증을 받았다. 생산은 물론 판매,서비스,품질시스템,교육훈련 등 전 분야에 걸쳐 대외적인 공신력을 인정 받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사조해표 기술연구소의 경우 1996년 업계 최초로 국립기술품질원으로부터 공인시험,검사기관으로 선정됐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