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선주, 몸무게 줄이고 정상 '포옹'

日 개막전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
일본LPGA투어 시즌 개막전인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총상금 8000만엔)의 주인공은 한 · 일 골프 슈퍼스타 신지애(22 · 미래에셋)도 미야자토 아이(일본)도 아니었다. 동계훈련 때 10㎏ 감량한'장타자' 안선주(23)가 일본 진출 첫 대회에서 보란듯이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안선주는 7일 일본 오키나와 류큐GC(파72)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는 깔끔한 플레이를 펼쳐 5언더파 67타로 경기를 마쳤다. 최종 합계는 10언더파 206타로 공동 2위인 신지애,박인비(22 · SK텔레콤),아오야마 가오리,아리무라 치에,모로미자토 시노부(이상 일본) 등을 5타차로 따돌렸다. 올 시즌 미국LPGA투어에서 2연승을 거둔 뒤 금의환향한 미야자토 아이는 이날 고향팬들의 열렬한 응원 속에 경기를 치렀으나 좀처럼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미야자토 아이는 3언더파 213타로 공동 7위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해 KLPGA투어 상금랭킹 3위(2억4800만원)였던 안선주는 올 시즌 일본LPGA투어 시드 선발전에서 김영(30 · 스킨푸드)에 이어 2위로 출전권을 따냈다. 안선주는 하이마트를 떠나 새로운 스폰서 업체인㈜범양과 계약을 맺었다. 이어 출전한 첫 대회에서 보기 좋게 챔피언에 올랐다. 이로써 안선주는 일본LPGA투어에서 다승을 거둔 이지희(31) 전미정(28 · 이상 진로재팬) 송보배(24) 등 '코리아 여제' 그룹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안선주는 5번홀(파4)에서 기분 좋은 버디를 낚으며 전반 라운드를 무리 없이 소화했다. 후반 11(파5) · 12번홀(파4)에 이어 17(파4) · 18번홀(파5)에서 연거푸 버디를 잡은 뒤 기복 없는 플레이를 이어갔다. 신지애는 이날 아이언샷 감각이 되살아나며 선두 추격에 나섰지만 전날 안선주와 벌어진 4타차를 뒤집기에 힘이 달렸다. 지난해 안선주와 나란히 JLPGA 출전권을 따낸 박인비도 2위로 선전,올 시즌 일본 무대에서 '한국 돌풍'이 거세질 것임을 예고했다.

안선주는 태국 동계훈련때 10㎏을 줄였으나 드라이버샷 거리는 오히려 5야드정도 늘었다. 특히 그린 주변에서의 쇼트게임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 안선주는 "부담 없이 경기를 펼친 게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며 "올시즌 한국에서도 메이저대회를 포함해 5개 대회에 출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호주 골드코스트 로열파인즈리조트에서 끝난 호주여자프로골프(ALPG)투어 'ANZ레이디스마스터스' 최종 라운드에서 이보미(22 · 하이마트) 서희경(24 · 하이트) 유소연(20 · 하이마트) 등 '태극낭자 트리오'가 톱5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우승은 이날 무려 11타나 줄여 최종합계 26언더파 262타를 기록한 캐리 웹(호주)에게 돌아갔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