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장의 모호 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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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지난 7일자 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엔 ‘중국 위안화 절상 안할 듯’이란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그러나 같은 날 월스리트저널의 헤드라인은 ‘위안화 절상 임박’이었다.또 중국의 반관영 통신인 중국신문은 ‘환율정책 바뀐다’고 썼지만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위안화 절상 없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주요 언론사가 상반되게 보도한 것은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장의 발언이 모순된 내용을 포함했기 때문이었다.저우 행장은 지난 6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격) 회기중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재의 위안화 환율 메커니즘은 특수한 것이며 언젠가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하지만 언제 특수한 상황에서 벗어날 것인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으며 당분간 환율 안정이 필요하다는 말을 덧붙였다.언론 매체마다 해석을 달리했고,그래서 혼란스러운 보도가 이어졌다.저우 행장이 중국 관리로는 처음으로 위안화 환율이 정부의 통제 아래 있다는 걸 사실상 시인했다는 점에서 그동안 감추기에만 급급했던 다른 관리들과는 다른 자세를 보인 것임에 틀림없다.또 중국 사람들이 은유적 어법이나 행간에 진짜 뜻을 숨겨두는 화법을 즐겨 사용하는 점을 감안하면 그의 발언에서 부자연스러운 면을 찾기는 어렵다.
하지만 10년전 중국과 지금의 중국은 비교할 수 없는 위치에 있다.스스로 대국으로서의 역할을 하겠다며 리더임을 자임하고 있는 중국이라면 적어도 국제경제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올 발언에 신중해야 한다.세계 언론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해석했다면 발언 당사자가 다시 나서서 정리해주는 게 옳다.그러나 중국은 묵묵부답이다.
이번 중국 정부의 공작보고에서도 명확하지 않은 모습이 나타난다.중국은 올해 성장률 목표를 8% 안팎으로 잡았다.이는 7%대 성장률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다.작년 4분기 10.7%의 성장을 했다는 점이나,올해는 금융위기에 빠졌던 작년과 환경이 다르다는 것을 고려해보면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상황에 따라 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을 복선으로 깔고 있다는 느낌이다.혼란이 생기지 않도록 뜻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리더의 중요한 자질중 하나라면 중국은 아직도 멀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
이처럼 주요 언론사가 상반되게 보도한 것은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장의 발언이 모순된 내용을 포함했기 때문이었다.저우 행장은 지난 6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격) 회기중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재의 위안화 환율 메커니즘은 특수한 것이며 언젠가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하지만 언제 특수한 상황에서 벗어날 것인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으며 당분간 환율 안정이 필요하다는 말을 덧붙였다.언론 매체마다 해석을 달리했고,그래서 혼란스러운 보도가 이어졌다.저우 행장이 중국 관리로는 처음으로 위안화 환율이 정부의 통제 아래 있다는 걸 사실상 시인했다는 점에서 그동안 감추기에만 급급했던 다른 관리들과는 다른 자세를 보인 것임에 틀림없다.또 중국 사람들이 은유적 어법이나 행간에 진짜 뜻을 숨겨두는 화법을 즐겨 사용하는 점을 감안하면 그의 발언에서 부자연스러운 면을 찾기는 어렵다.
하지만 10년전 중국과 지금의 중국은 비교할 수 없는 위치에 있다.스스로 대국으로서의 역할을 하겠다며 리더임을 자임하고 있는 중국이라면 적어도 국제경제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올 발언에 신중해야 한다.세계 언론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해석했다면 발언 당사자가 다시 나서서 정리해주는 게 옳다.그러나 중국은 묵묵부답이다.
이번 중국 정부의 공작보고에서도 명확하지 않은 모습이 나타난다.중국은 올해 성장률 목표를 8% 안팎으로 잡았다.이는 7%대 성장률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다.작년 4분기 10.7%의 성장을 했다는 점이나,올해는 금융위기에 빠졌던 작년과 환경이 다르다는 것을 고려해보면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상황에 따라 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을 복선으로 깔고 있다는 느낌이다.혼란이 생기지 않도록 뜻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리더의 중요한 자질중 하나라면 중국은 아직도 멀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