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고속도 휴게소 운영권은 10년 장학사업 결실"
입력
수정
김길생 고속도로휴게시설協 회장"중국이 자국의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을 외국인에게 맡긴 것은 한국이 처음입니다. "
최근 중국 지린성(吉林省) 고속도로 휴게소 6곳의 운영권을 따낸 김길생 ㈔한국고속도로휴게시설협회장(70 · 사진)을 서울 서초동 협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한껏 고무돼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일본,호주와의 치열한 경쟁 끝에 운영권을 따냈기 때문이다. 한국도로공사(사장 류철호)와 협회는 지난달 13일 중국 고속공로집단유한공사와 지린성 고속도로에 있는 휴게소 6곳을 15년간 운영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도로공사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에 임대료는 한국의 10분의 1이라는 파격적인 수준에 직원 교육에서부터 상품 판매까지를 도맡아 하는 조건이다. 작년 6월 고속공로 측과 휴게소 분야를 중심으로 한 협력 증진과 교류 활성화에 관한 양해각서를 맺은 지 7개월 만의 성과다.
창춘(長春)~옌지(延吉)~훈춘(琿春)을 잇는 지린성 고속도로는 전체 400여㎞ 구간 중 현재 300㎞가량이 개통됐고 나머지 구간은 내년 준공 예정이다. 협회는 준비 작업을 거쳐 오는 4월 말부터 지린성 고속도로 휴게소를 본격 운영할 예정이다.
"한국 고속도로 휴게소의 개선 작업은 지난 1986년 시작됐습니다. 처음 8년간은 적자였죠.하지만 중국 휴게소는 한국에서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어 2012년부터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수 있습니다. 그러면 협회가 맡는 휴게소도 늘어날 것입니다. "김 회장은 휴게소 운영권을 가진 지린성 고속공로 측이 내년에 개통하는 구간의 휴게소 2곳도 휴게시설협회에 맡기기로 잠정 합의한 상태라고 귀띔했다.
일본과 호주가 탐냈던 중국 내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권을 협회가 가져올 수 있었던 것은 한국도로공사의 전폭적인 지원 외에 김 회장의 보이지 않는 선행도 한몫했다. 김 회장은 지난 10년간 중국 내 옌볜자치주 학생 30~40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장학금의 80%는 조선족에게,나머지 20%는 한족에게 지급했다.
"'관시(關係)'를 중요시하는 중국인들이 아무것도 바라는 것 없이 10년간 묵묵히 장학사업을 해온 저를 좋게 본 모양입니다. 이번 휴게소 운영도 저쪽에서 먼저 제안이 왔었죠."김 회장은 "2012년에는 중국 내 휴게소 50곳의 운영을 맡게 될 것"이라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휴게소 운영은 협회 소속사들에 공정하게 배분할 계획이다. 국내 휴게소 운영 실적이 좋은 회원사들에 우선권을 준다는 복안이다.
김 회장은 천안 등 전국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광동석유 경영자로서의 경험을 살려 10년 동안 단국대 경영학과 겸임교수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