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압력에 막힌 이란 석유제품 수입

FT "비톨 등 3社 수출 중단"
주요 원유 중개업체들이 미국의 이란 제재 압력에 휘발유 등 석유제품 대(對)이란 수출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 세계 최대 원유 중개업체인 비톨과 글렌코어 트라피규라 등의 정치적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들 회사가 이란에 석유제품 수출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3개사는 하루 13만배럴에 달하는 이란의 석유제품 수입 중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이란은 주요 산유국이지만 정유시설이 낙후돼 지난해 100억달러를 석유제품 수입에 썼다. 미국 하원은 지난해 12월 이란에 석유제품을 공급하거나 정유 수입 및 생산설비 확충에 기여하는 기업에 대해 미국 시장 접근 금지 조치를 내릴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후 미국 정부가 이들 업체에 압력을 넣으면서 비톨은 올초,트라피규라는 석 달 전,글렌코어는 지난해 말 이란에 대한 석유제품 수출을 중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석유제품 공급 중단이 이란 경제 제재에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는 의견이 엇갈린다. 미 민주주의 수호재단의 마크 두보위츠 연구원은 "석유제품 공급 감소로 경제적 타격을 입는다면 이란 정부는 핵무기 개발이 정권의 생존을 보장하는 것이 아닌 정권 붕괴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프랑스의 토탈과 중국의 정유사들이 이란에 석유제품을 공급하고 있어 이란 정부가 이들로부터 수입을 확대한다면 제재가 실패할 것이는 견해도 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