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조르는 아버지 찌른 아들에 항소심도 무죄

[한경닷컴] 술에 취해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를 흉기로 찌른 혐의(존속살해미수)로 기소된 대학생 배모 씨에게 1심에 이어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3부(이성호 부장판사)는 9일 “자신보다 체격이 크고 힘이 센 아버지에게 목이 졸리는 등 공격을 받은 것은 형법 21조(정당방위)가 규정한 ‘야간이나 기타 불안스러운 상태에서 공포나 경악 흥분 또는 당황으로 인한 때’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이어 ”배씨가 자신의 생명과 신체를 방어하려는 의사만 있었을 뿐 아버지를 공격하려는 의도가 없었기 때문에 정당방위 또는 과잉방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배씨는 지난해 7월 집에서 술에 취한 아버지와 말다툼하던 중 흉기로 자해를 시도했고 이를 본 아버지가 주먹을 휘두르고 목을 조르자 등을 칼로 찌른 혐의로 구속기소돼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

1심에서 배심원 9명은 모두 무죄로 평결했고 재판부도 ”목이 졸린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배나 옆구리가 아닌 등 부위를 비스듬히 찔렀고, 이후 아버지를 지혈한 점등을 종합하면 살인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며 무죄 판결했다.

당시 법원은 ”전치 5주의 상처를 입힌 것은 과잉방어지만, 생명의 위협을 받는 불안한 상태에서 벌어진 점을 감안하면 처벌 대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