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열석발언권 운영따라 결과 달라"

이달 말 임기를 마감하는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감담회에서 열석발언권과 자본유출규제 등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에 대해 소신을 밝혔다.

이 총재는 "열석발언권 관련해서는 모든 제도가 한계를 결정한다고 본다"면서 "사회의 흐름을 직선으로 보느냐 원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시각이 다르듯이 열석발언권을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상당히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총재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간다고 보는 사람에게는 열석발언권은 저 뒤에 있는 제도로 보일 것이고, 어떤 사람은 필요할 경우 쓸 수도 있다고 볼 것"이라며 "운영하는 사람에 따라서 제도의 영향도 상당히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본유출 관련해서도 차분하지만 강하게 의견을 전달했다.

이 총재는 "최대한 시장 자율에 맡기는 것이 효율이 높은 것이라고 해왔는데, 경험한 바로는 시장 실패가 나타나기도 한다"며 "그 충격이 커질 수 있는 소지를 줄이기 위해서는 약간의 비용 부담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방법으로 이 총재는 "기업이 다소 불편을 겪어야 하고, 그것을 중개하는 금융회사들이 다소 불편을 감소해야 하며 마지막으로 당국이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처럼 무한정의 자본유출을 기업이나 금융회사 단위에서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면 이로부터 발생하는 문제는 당국이 모두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세계화된 국제금융 환경에서 소위 기축통화국이 아닌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자본유출에 대해 국가적으로 대처하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며 "그동안 우리가 배운 것은 시장에다가 모든 것을 다 맡겨 놓기에는 국가적으로 너무 충격이 큰 것 아니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대전제는 자율경쟁에서 오는 효율을 현저하게 손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