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박병엽 부회장에게 스톡옵션 부여한 까닭은

㈜팬택은 12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박병엽 부회장에게 전체 발행주식의 10% 규모인 총 1억6천400만주에 대한 스톡옵션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주요 주주인 한국산업은행을 비롯한 협약채권단(국내주요 금융기관)과 주주들이 기업개선작업이 진행 중인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스톡옵션의 행사 가격은 주당 평균 600원(액면가 대비 20% 할증)이며 신주 발행을 통한 인수 방식으로 행사할 수 있다.

딜로이트 안진 회계법인에서 추정한 팬택 주식의 현재 주당 가치는 285원이며 지난해 말 한국채권평가에서 평가한 주당 가치는 416원이다.

박 부회장이 스톡옵션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취득 금융 비용 및 양도소득세 등을 고려할 때 최소한 팬택의 주당 가치가 800원가량이 돼야 한다.

채권단과 주주들의 이번 결정은 동기부여를 통해 박 부회장으로 하여금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도록 만든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아울러 1천억원에 달하는 스톡옵션 행사를 신주발행 방식으로 한 것은 박 부회장 스스로 신규자금 유입을 책임지라는 의미가 내포된 것으로 분석된다.

박 부회장은 지난 1991년 팬택을 설립한 창업자로 2006년 12월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기업개선작업을 신청했다.팬택은 2007년 4월 상장 폐지됐다.

이 과정에서 모든 기득권과 재산을 포기한 박 부회장은 이후 팬택의 CEO로 기업개선작업을 이끌고 있다.

팬택은 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간 2007년 3분기 이후 지금까지 매출 5조900억원, 영업이익 4천270억원(평균 영업이익률 8.4%)을 기록했으며 10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팬택 관계자는 “박 부회장은 지난 3년여 동안 주말, 휴일도 없이 일 해오면서 정신적 스트레스 뿐 아니라 극심한 육체적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면서 “박 부회장만큼 회사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그동안의 경영성과를 인정하고 앞으로도 회사가치 제고를 위해 힘써달라는 의미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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