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도 됐는데 운동 좀 해볼까…아뿔싸! 발목 제일 많이 다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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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근력·유연성 많이 줄어, 운동강도 단계별로 높여야자타가 공인하는 스포츠맨인 회사원 박진만씨(35 · 경기도 이천).그는 지난 주말 회사 동료들과 농구 시합을 했다. 득점 기회가 엿보이자 쏜살같이 드리블하며 골대를 향해 점프한 뒤 착지하려던 순간 상대편 선수와 부딪쳐 무릎을 다치고 말았다. 응급처치를 하고 이틀을 쉬어도 통증이 가시지 않았다. 병원에 가니 '십자인대 손상'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무리한 점프동작과 상대편 선수와의 충돌로 십자인대가 파열된 것이다.
십자인대 파열도 '조심'…치료 늦으면 퇴행성 관절염으로
최근 때늦은 눈이 전국에 내렸지만 대지에서 솟아오르는 봄기운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추운 날씨로 중단했던 운동을 다시 할 수 있는 계절이 온 셈이다. 몸 상태는 아직 겨울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 문제다. 무리하게 운동했다가 관절,힘줄(뼈와 근육을 연결),인대(뼈와 뼈를 연결),연골(관절 간 완충)을 다치는 사람이 많다. 겨우내 근력과 유연성이 많이 줄어들어 있는 상태인 만큼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고 운동 강도를 단계별로 높여야 이 같은 부상을 줄일 수 있다. 봄철에 운동하다가 다치는 경우 중 가장 흔한 것이 발목염좌.등산 축구 테니스 등을 하다가 다리 힘이 풀리며 발을 헛디뎌 바깥쪽 복숭아뼈가 땅바닥에 닿을듯이 발목이 꺾이면서 발병한다. 흔히 발목이 삐면 저절로 낫겠지라고 생각해 방치하곤 하는데 이미 발목 인대에 부분 파열이 일어난 상태이므로 절대로 소홀히 여겨서는 안 된다. 가벼운 염좌라면 1~2주 쉬면서 파스를 붙이거나 찜질하면 낫지만 인대가 심하게 찢어졌거나 늘어난 경우에는 압박붕대,반(半)깁스, 석고고정 등을 해야 한다. 발목을 연결하는 뼈가 서로 부딪혀 연골을 닳게 하면 발목 관절염으로 진행될 수도 있으므로 2~3주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가야 한다.
그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십자인대 파열이다. 십자인대는 넓적다리뼈와 정강이뼈에 'X'자 모양으로 붙어 있다. 걷거나 무릎을 구부릴 때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무릎을 지지하는 역할을 한다. 십자인대를 다치면 무릎이 퉁퉁 붓고 관절 내부에 출혈이 생겨 시퍼렇게 멍이 든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면 통증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어 단순 타박상으로 오인해 방치하기 쉽다 .이럴 경우 치료가 늦어지면 무릎 통증과 부종이 만성적으로 반복돼 주위 조직에까지 염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심한 경우 반월상연골판 손상이나 퇴행성관절염으로 악화되므로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비만하거나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작스럽게 운동을 시작하고 나서 계단을 오르내릴 때 무릎에서 시큰한 통증과 열감이 동반된다면 슬개골연화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무릎 슬개골 아래쪽에 있는 관절연골이 물렁해지면서 파괴되기 시작함을 알리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증상이 초기 단계에 있다면 2~3개월 휴식하면 곧 좋아진다. 그러나 심한 경우라면 관절내시경을 통해 연골을 다듬어주는 시술이 필요하다. 봄맞이 대청소 등 집안일을 하다가 입는 부상도 주의할 필요가 크다. 방바닥을 닦을 때 쪼그려 앉는 자세를 취하면 자기 체중의 5배에 달하는 압력이 관절에 미친다. 40대 이후에는 탱탱하던 반월상연골판이 물컹해지면서 손상될 수 있으므로 이런 경우 30분 안팎 소요되는 내시경 수술로 봉합한다.
설거지나 손빨래 등으로 손목을 많이 쓰면 손목을 관통하는 정중신경이 압박받아 손이 저리는 손목터널증후군(수근관증후군)이 생기게 된다. 최대한 손목사용을 줄이고 더운 물에 20~30분간 찜질하고 마사지해주면 호전되지만 심할 경우 정중신경을 감싸고 있는 손목터널을 넓혀주는 수술을 시행한다. 먼지털기,빨래널기와 같은 가사노동으로 어깨가 결리고 팔 전체에 통증이 느껴지면 오십견(유착성 관절막염 또는 동결견)이나 어깨힘줄파열(회전근개파열),어깨충돌증후군(어깨를 덮고 있는 견봉과 팔뼈의 마찰),석회화건염(어깨힘줄에 석회가 낌) 등이 의심되므로 전문 치료에 나서야 한다.
최근 발목 무릎 어깨의 연골이나 인대가 손상된 초 · 중기 단계에서 수술하지 않고 치료하는 방법이 등장했다. 환자의 혈액을 20~40㏄ 뽑아 원심분리기에 넣고 돌려 분리한 혈소판을 5배 이상으로 농축한 PRP(혈소판 풍부 혈장)를 관절이나 연골에 주사하는 요법이다. PRP에는 PDGF,TGF,EGF,VEGF 등의 성장인자가 다량 함유돼 세포증식,콜라겐 생성,상피세포 성장촉진,신생혈관 재생,상처치유 등을 도와 연골과 인대를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PRP 농축에는 30분이 소요되며 1주일에 1회씩 총 3회 치료한다. 환자 자신의 피를 채취해 주입하기 때문에 면역거부반응 및 부작용이 없으며 며칠이 지나면 증상이 나아짐을 실감할 수 있다. 연골연화증,퇴행성 관절염,어깨 힘줄 파열,오십견,팔꿈치 만성 염증,족저근막염 등의 치료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조승배 소장 <연세사랑병원 관절내시경센터>
●봄철 운동 부상 줄이려면
1.준비운동을 철저히 한다. 2.한꺼번에 무리하지 않는다.
3.'30분 운동(숙련자는 50분)에 10분 휴식'원칙을 지킨다.
4.운동 후에도 반드시 스트레칭을 한다.
5.봄철에는 일교차가 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 부상위험이 커지므로 얇은 겉옷을 준비하는 등 체온유지에 신경 쓴다. 6.실내서 러닝머신을 달릴 때에도 신발을 신는다.
7.관절이 좋지 않은 사람은 무릎에 부하가 미치지 않는 자전거타기나 수영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