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펀드 1년만에 '지옥에서 천당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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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수익률 141%…해외펀드중 최고러시아 펀드가 1년 만에 지옥에서 천당으로 올라갔다. 2년 수익률은 해외 펀드 중 최악이지만,1년 성과로 따지면 가장 좋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러시아 펀드 가입자들은 투자시점에 따라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증시가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원자재 비중이 높고 고점 대비 상승폭도 크지 않아 추가 상승이 가능할 전망이지만,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2일 펀드평가사들에 따르면 설정액(투자원금) 10억원 이상의 20개 러시아펀드 1년 평균수익률은 전날 기준 141.60%에 달한다. 특정 국가 펀드 가운데 가장 높은 성과로,전체 해외 주식형펀드의 평균수익률(65.22%)의 두 배를 넘는다. 개별 펀드로 보면 전체 6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운용하는 'JP모간러시아'의 클래스별 펀드가 1년간 154% 안팎의 수익을 내며 월등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특히 20개 펀드 가운데 작년 10월에 나와 1년 성과를 측정할 수 없는 'KB러시아대표성장주A'를 제외한 모든 펀드의 1년 성과가 111%를 넘어 투자 규모는 두 배 이상으로 불어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들 러시아펀드의 2년 성과는 전체 해외펀드 가운데 가장 저조하다. 러시아펀드의 2년 평균 손실률은 49.42%에 달해 국가 펀드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3.12%다. 1년간 가장 성과가 좋았던 'JP모간러시아'의 2년 손실률도 62% 안팎에 이른다. 이처럼 러시아펀드가 1년 만에 지옥과 천당을 오간 것은 러시아증시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를 가장 크게 받은 데다 회복 속도도 빨랐기 때문이다. 러시아 증시는 석유회사 등 에너지 기업들이 63%가량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설명이다.
펀드 전문가들은 러시아 증시가 추가 상승할 여력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가 회복될수록 에너지 수요도 증가할 전망인 데다 러시아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게 주요 근거다.
유리자산운용에 따르면 작년 실적 기준으로 러시아증시의 지난달 말 현재 PER(주가수익비율)는 8.8배로 다른 신흥국가인 인도(21.6배) 중국(13배) 브라질(12.9배) 등보다 크게 낮다. 오대정 대우증권 펀드 연구원은 "러시아펀드의 2년 수익률이 가장 저조하다는 얘기는 고점 대비 회복력이 제일 낮았다는 얘기"라며 "주가가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