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가격 靜中動 큰손들 입질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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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K옥션 경매 낙찰률 70%미술품 양대 경매회사인 서울옥션과 K옥션의 올해 첫 메이저 경매 낙찰률이 각각74%, 73%를 기록했다. 낙착률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지만 매출은 작년 말보다 20% 정도 늘었다. 투자자들이 짙은 관망세에서 벗어나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나온 박수근,김환기,장욱진,김종학,이우환,이대원,오치균,도널드 저드,르누아르 등 일부 인기 작가들의 작품에 응찰한 결과다.
서울옥션은 지난 11일 봄철 메이저 경매에서 약 56억원(수수료 포함)의 낙찰총액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겨울 메이저 경매 낙찰총액(38억원)보다 약 20% 증가한 것이다. 작품 거래량은 지난해보다 5% 이상 늘어난 174점이었다. 앞서 K옥션이 10일 강남 신사동 경매장에서 실시한 '봄 세일'경매 낙찰총액 역시 작년 12월보다 20% 늘어난 48억3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번 경매에서는 박수근,김환기,이우환,도널드 저드 등 국내외 인기 작가에 주문이 몰려 시장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지난달 소더비와 크리스티의 런던 경매 낙찰률이 90%를 웃돌면서 미술시장이 회복될 것이란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약 300여명의 '큰 손' 컬렉터들이 참여한 서울옥션 경매에선 미국 인기 작가 도널드 저드의 '무제'가 최고가인 11억6000만원에 팔렸다. 지난해 '황제주'로 급부상한 김환기의 경우 출품작 5점이 모두 새 주인을 찾아갔다. 특히 점화 '11-II-70#146'은 9억원,'모란,고목과 항아리'는 3억7000만원에 각각 팔렸다.
천경자의 '그라나다의 창고지기하는 여인'은 3억500만원,김창열의 '물방울'은 2억4000만원,장욱진의 '풍경'은 1억7000만원에 낙찰되는 등 국내 작가들의 작품이 통상적인 가격에 낙찰됐다. K옥션의 '봄세일'에서도 인기 작가 작품은 대부분 추정가 범위나 약간 높은 수준에서 낙찰됐다. 추정가 7억5000만원에 출품된 박수근의 '여인들'(24×17㎝)은 응찰자들의 경합 끝에 8억500만원에 팔렸고,장욱진의 '집과 나무'는 추정가 5500만원보다 2배 높은 1억원에 낙찰됐다. 또 김환기의 '이른 봄의 소리'는 추정가 범위인 6억3000만원에 팔렸다.
이학준 서울옥션 대표는 "경기회복 기대감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일부 작가의 작품에 낀 거품이 걷힌 만큼 하반기에 시장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