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만 3D? 미술도…'넌센스' 전 안국동서 17일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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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기술 접목 사진ㆍ조각 선보여사진 조각가 고명근씨는 수년간 미국과 유럽 미술관에서 찍은 2차원의 평면 사진을 3차원 입체로 옮기는 작업을 해왔다. 그의 '챔버' 시리즈는 다양한 사진을 투명한 아크릴 입체 형태로 제작한 사진 조각이다. 보는 각도에 따라 빈 방으로 보이기도 한다. 단순한 시각적 유희를 넘어 명상적인 메시지까지 전달한다.
오는 17일부터 5월26일까지 서울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에서 열리는 '넌 센스'전은 첨단 영상과 정보기술(IT)을 현대 미술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3D 시각예술의 새 패러다임을 보여주는 자리다. 영화 '아바타'의 흥행으로 급부상한 3D 기술이 미술분야에서도 각광받기 시작한 것.작가들은 구현하고 싶은 이미지와 색,질감,움직임,시간성 등을 첨단기법으로 표현하면서 평면 · 입체의 영역을 창조적으로 파괴하거나 재구성한다. 이번 전시회는 '일루전에서 3D까지'라는 부제처럼 3D 기술을 차용한 조각,설치,영상,사진,판화 등 개성적인 작품 20여점이 선보인다. 주요 장르와 참여 작가는 설치(강영민 · 최종운),영상(김준 · 김창겸 · 이이남 · 정영훈),조각(베른트 할프헤르 · 고명근),회화(손봉채 · 여동헌) 등이다.
김창겸씨는 3D와 2D의 이미지를 결합한 영상 작업 '스틸 라이프'를 들고 나왔다. 2D로 촬영한 인물을 3D 가상 공간에 배치함으로써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판타지 효과를 창출해낸다.
정영훈씨의 '익명의 서사시'는 화면 속의 인물이 관객에게 눈을 깜박이는 등 대상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디지털 인터랙티브 설치 작품이다. 초현실적인 현상을 마법처럼 꾸미는 이미지들이 이채롭다. 강민영씨는 카메라 렌즈에 포착된 도시 풍경을 3차원의 낯선 공간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보여준다. 사진이라는 평면 매체를 입체적으로 재구성하면서 공감각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낸 게 특징이다.
'문신 작가' 김준씨는 인체를 3D로 정교하게 묘사하고 피부에 상품 브랜드 이미지를 이식한 영상 작업을 출품한다. 알몸에 문신의 옷을 입힌 발상이 신선하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이명옥 관장은 "새로운 개념의 가상현실을 통해 현대 미술이 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점차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