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다우지수 영향력 더 세졌다

코스피 흐름과 이달 9일중 7일 일치
"오늘 코스피지수? 어제 다우지수를 보세요. "

국내 증시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해외 변수의 향방에 따라 지수 흐름이 결정되는 일이 잦다 보니 글로벌 증시의 대표격인 미 다우지수와 코스피지수의 움직임이 연동되는 날이 많아졌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2일까지 9거래일 중 코스피지수 등락 방향이 전날 다우지수와 일치한 경우가 7일에 달했다. 78%의 확률이다. 반면 2월에는 19거래일 중 방향이 같은 날이 5일(26%)에 불과했다. 동행 확률이 3배로 껑충 뛴 것이다.

대신증권 분석에 따르면 직전 1개월간 다우지수와 코스피지수의 상관계수는 1월 초 0.57에서 지난 11일 기준으로 0.82까지 올랐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두 변수의 방향이 일치한다는 뜻이다.

다우지수의 힘이 커진 것은 아시아 증시의 공통적인 현상이다. 다우지수와 일본 닛케이평균주가의 상관계수는 연초 0.57에서 최근 0.79로 상승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37에서 0.70으로,홍콩 항셍지수는 -0.33에서 0.82로,대만 가권지수는 0.70에서 0.81로 올랐다. 증시 분석가들은 대체로 3가지 이유를 들었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은행 규제와 유럽의 재정위기,중국 긴축 이슈 등 해외 변수가 등장하자 전 세계 증시의 척도인 미국 시장에 아시아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를 주도하는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다우지수에 따라 좌우되는 것도 원인이다. 밤사이 뉴욕 증시가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확인한 후 외국인이 그날의 투자전략을 짠다는 것이다. 또 미 증시가 횡보 국면을 벗어나 상승이나 하락쪽으로 방향을 잡는 국면에서 영향력이 커진다는 의견도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글로벌리서치팀장은 "2월 중순 이후 주춤하던 다우지수가 3월 들어 상승세에 탄력이 붙자 글로벌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도 커졌다"고 진단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