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못쓰는 IT株, 주도주 복귀 가능성은…

1분기 실적 기대이상땐 재부상…환율안정 여부가 변수
지난해 증시 반등을 견인했던 정보기술(IT)주들이 올 들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올해도 주요 종목 중 실적 개선폭이 가장 클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에서 IT주의 반등 여부가 증시 박스권 탈출의 주요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가 1.29% 하락한 76만8000원으로 마감,나흘째 하락하는 등 대형 IT주들이 줄줄이 약세를 나타냈다. 하이닉스(1.08%)와 삼성전기(0.5%)를 제외한 대부분 종목이 뒷걸음질치면서 이날 전기전자 업종지수는 0.95% 밀려나 코스피지수(-0.80%)보다 하락폭이 컸다.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등 주요 제품 가격이 전망치를 웃돌며 여전히 업황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향후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투자심리를 짓누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전략파트장은 "1년 넘게 증시 상승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IT주들의 강한 이익 모멘텀은 주가에 대부분 반영됐다"며 "지난 1월 이후 이어져 온 숨고르기 과정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글로벌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 살아나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IT주들이 강하게 반등하며 주도주로 나설 경우 코스피지수도 박스권 상단의 저항을 뚫고 추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강재웅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나스닥지수가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는 등 최근 미국 IT주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내 제품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IT 업체들의 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어 국내 IT주들의 주도주 복귀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주요 업체들의 1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 경우 IT주의 이익 모멘텀이 다시 한번 부각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지나치게 높은 눈높이와 하락세를 보이는 원 · 달러 환율 등이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이승우 신영증권 IT팀장은 "올 들어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D램과 디스플레이 가격이 여전히 강세여서 IT주들의 1분기 실적에 대한 컨센서스(전망치)가 다소 높아진 상황"이라며 "최소한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의 실적을 내놔야 주가 상승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연결 기준)는 지난달 말 3조9497억원에서 현재 4조435억원으로 꾸준한 상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IT주들의 상승 탄력이 둔화된 원인 중 하나가 원 · 달러 환율 하락이란 점에서 환율의 안정 여부도 주가 향방을 결정하는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