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2조 시장…제일모직도 뛰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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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라 스포르티바'와 계약임박제일모직이 2조원대 규모에 이른 국내 아웃도어 시장에 뛰어든다. 패션업계의 대표적인 '블루 오션'으로 꼽히고 있는 아웃도어 시장은 2006년 이후 매년 두 자릿수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왔다. 올해도 10% 이상 늘어 2조2000억원대까지 팽창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발 외 의류까지 토털 브랜드화
노스페이스 등 '빅3' 50% 차지
중견업체들도 틈새시장 공략
15일 업계에 따르면 패션그룹 형지와 휠라 등이 이 시장에 뛰어든 데 이어 제일모직도 진출 채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웃도어 시장의 절반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노스페이스 · 코오롱스포츠 · K2 등 '빅3'와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제일모직 경계 경보
제일모직의 아웃도어 진출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업계에는 '경계 경보'가 내려진 분위기다. 업계에선 이 회사가 등산화로 유명한 이탈리아 브랜드 '라 스포르티바'와 라이선스 계약 체결이 임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시장에선 신발전문 브랜드이지만 제일모직은 국내시장에서 패션의류까지 아우르는 토털 아웃도어 브랜드로 운영할 것이란 관측이다.
제일모직이 뒤늦게 아웃도어 분야에 뛰어드는 이유는 '등산복=아웃도어' 개념에서 최근 바이크 클라이밍 캠핑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빅3' 브랜드의 한 관계자는 "브랜드 충성도가 유난히 높은 아웃도어 소비자의 특성상 후발주자가 기존 시장을 파고드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막강한 유통파워와 자금력을 갖고 있는 제일모직이라면 사정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업계가 제일모직에 대해 긴장하고 있는 것도 그 같은 파괴력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LG패션의 '라푸마'도 후발주자였지만,2005년 론칭 이후 매년 40%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아웃도어에도 패션쇼
중견 패션업체들은 신규 브랜드로 틈새 시장을 파고들 태세다. 여성크로커다일 · 샤트렌 · 아날도바시니 등을 운영하는 패션그룹 형지는 이달 초 한채영을 모델로 발탁하고,여성전용 아웃도어 '와일드 로즈' 매장을 열었다. 전문가형 기능성 아웃도어 대신 패션성을 강조해 30~50대 아줌마층을 겨냥하겠다는 전략이다. 휠라코리아는 '메트로 아웃도어'란 이름을 내걸고 지난달 '휠라스포트'를 론칭했다. 일상생활에서 착용할 수 있는 패션 아이템을 강조하기 위해 17일 대규모 패션쇼를 열 예정이다. 이에 앞서 등산화 부문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머렐'도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고수를 모델로 내세워 지난달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2010 봄 · 여름 패션쇼'를 열었다.
◆빅3의 수성 전략
기존 브랜드들은 '투톱 전략'으로 후발주자에 맞선다는 포석이다. '노스페이스'를 판매하는 골드윈코리아는 프랑스 브랜드 '에이글'을 제2의 스타 브랜드로 키울 계획이다. '노스페이스'와의 차별화를 위해 레인부츠와 트랜블 라인을 전면에 내세울 예정이다. 케이투코리아는 젊은층을 타깃으로 '아이더'를 2~3년 내 1000억원대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올해 마케팅 비용을 전년보다 5배 늘려 잡고 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