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영업 로드쇼] (1) 대전 "다이어트 교실ㆍ네일아트숍 어때요"
입력
수정
빗속에도 300여명 상담행렬한국경제신문과 중소기업청이 전국 12개 도시 주요 상권을 찾아가 무료 컨설팅을 해주는 '제3차 창업 · 자영업 전국 로드쇼'가 15일 대전에서 막을 올렸다.
"SSM 더 들어오면 문 닫아야"
체감경기 안좋아 불만 목소리
"재래시장도 변해야죠" 자성도
이날 행사는 중구청 보건지소에서 오전에 열린 '자영업 경쟁력 강화 세미나' 및 상담에 이어 오후 1시부터 문창상가,은행동상가 등 재래시장의 점포 방문 컨설팅 순서로 진행됐다. 10시부터 열린 세미나에는 빗 속에도 300여명의 상인 및 예비 창업자들이 몰려 '찾아가는 무료 컨설팅'에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방문 컨설팅을 받은 시장상인들의 표정은 진지했다. ◆…'경쟁력 강화 세미나' 참석자를 대상으로 열린 상담회에서 예비 창업자들은 자영업 경영 노하우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이선영씨(주부)는 "돈을 벌기 위해 피부관리숍을 열고 싶은데 노하우가 없다"며 도움을 청했다. 이에 대해 신금순 한국소상공인개발원장은 "피부관리나 마사지는 힘들고,저가의 마사지숍은 모두 도태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다이어트 교실이나 네일아트숍은 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업종을 바꿔 창업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종업원 6명을 두고 호프 · 소주방을 운영 중인 박종수씨는 "1999년 지금의 가게를 인수한 뒤 영업이 잘 됐으나 경기 탓인지 2,3년 전부터 매출이 크게 줄어 걱정"이라며 상담에 나섰다. 이에 김홍필 연합외식컨설팅 소장은 최근 서울 등 수도권에서 잘 나가는 퓨전주점의 메뉴판을 직접 보여주며 소비자들의 취향이 10년 전과 크게 달라진 만큼 과감한 메뉴 교체를 제안했다.
◆…오후에 이어진 점포 방문 현장 컨설팅 행사는 사전에 신청한 중구청 내 점주 5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오전 세미나에 참석했다가 자신의 점포를 직접 방문해 컨설팅을 받고 싶다고 요청한 상인들도 10명이 넘었다. 중구 대흥동에서 커피숍 'the mill'을 운영하고 있는 양일우씨(31)는 "월 평균 250만원의 수익을 내고 있으나 400만원이 목표"라며 상담에 나섰다. 이에 김나위 큰나무서비스아카데미 원장은 "저녁 매출 비중이 낮은 만큼 단조로운 메뉴를 늘려야 하며 점포 입구의 테라스를 활용해 여성 고객을 확대하는 방안을 찾으라"고 권고했다.
재래시장이나 로드숍 상인들 가운데는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골목상권 진출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중구청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김정래씨는 "대형 마트들이 대전에 들어오면서 매출이 크게 줄었는데 SSM까지 진출하면 문을 닫아야 할 처지"라며 "6월 단체장 선거에서 영세 상인을 지원하는 후보를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구에서 신성도매마트를 운영하는 손철수씨도 "이달 말 점포 인근에 SSM이 문을 열면 영업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발표된 공식 경제지표와 달리 지방 상인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지난해보다 더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회복이 더디자 지자체들도 영세 상인과 서민경제 회복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이은권 대전 중구청장은 "지역 유명 건설회사가 완공한 아파트도 미분양되고 부도업체가 늘어나는 등 경기가 좋지 않다"면서 "지자체 차원에서 소상공인 지원 기금을 조성하고 신용불량 영세 상인들을 대상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구청의 경우 지난해 처음으로 '소상공인 지원기금 설치 및 운영 조례'를 만들어 5억원의 기금을 조성,올해부터 자금 지원에 들어간 상태다.
최인한/이현일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