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敎' '잡스神' '스마트폰 포비아' 무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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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열풍이 거센 가운데 국내에서도 스마트폰 사용자가 100만명을 넘어서며 관련 신조어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10대 청소년부터 40~50대 직장인까지 스마트폰 없이는 생활할 수 없는 사람들을 의미하는 신조어부터 스마트폰의 까다로운 사용법에 지쳐 스마트폰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에 대한 단어까지 종류도 다양하다.휴대전화가 만든 현대의 새로운 인간형을 지칭하는 '호모모빌리쿠스'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스마트폰이 모바일 시장의 화두고 자리잡으면서 숱한 신조어들을 낳고 있는 것이다.
아이포니악= 스마트폰의 열풍은 지난 2007년 출시된 미국 애플사의 아이폰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출시 이후 세계 각국에서 4000만대에 가까운 누적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아이폰은 국내에서도 지난 11월 말 출시된 지 3개월 만에 3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처럼 세계적인 히트상품이 되면서 아이폰이 탄생시킨 대표적인 신조어가 바로 '아이포니악'(iPhoniac)이다.
아이폰(IPhone)에 열광하는 사람들(maniacs)이라는 단어를 결합한 '아이포니악'은 블룸버그 통신이 2007년 6월 당시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미국 뉴욕 애플 매장 앞에서 장사진을 친 사람들을 보고 이 같은 신조어로 묘사했다.
이후 국내에서도 아이폰 이용자들의 상당 수가 스스로를 '아이포니악'이라 칭하며 아이폰에 대한 사랑을 드러내고 있다.'아이포니악'외에도 아이폰 구입을 위해 매장 앞에 길게 줄을 서고 있는 현상을 '아이웨이트', 아이폰 출시일을 '아이폰 데이'라고 칭하는 등 아이폰과 관련한 단어는 다양하다.
애플敎&잡스神- 아이폰의 제조사인 애플사에 대한 전세계 유저들의 사랑 또한 지극하다.
아이폰을 비롯해 애플에서 출시하는 아이팟, 아이패드 등 IT기기들을 찬양하며 애플을 마치 하나의 종교처럼 신봉한다고 해서 나온 신조어가 '애플교'.애플교의 CEO인 스티브 잡스가 이 종교 아닌 종교의 교주인 것은 당연지사다. 애플교 광신도들은 사이버상에서 스티브잡스를 '잡스신'이라 칭하며 그의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을 기울인다.
심지어 요즘 교회엔 성경과 찬송가집을 놔누고 대신 애플 아이폰을 들고와 성경을 여기서 내려받아 보는 사람들까지 늘어나고 있어 '애플교'란 말이 더욱 그럴듯해지고 있다고.
블랙베리증후군= 블랙베리증후군은 휴대전화와 개인휴대단말기(PDA)의 장점을 합친 캐나다 '림'사의 인기 스마트폰 블랙베리폰에서 이름을 따온 신조어다.
E-메일 송수신이 가능하고 인터넷 연결이 되는 블랙베리는 특히 회사 업무를 처리하는 데 유용해 직장인들의 필수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직장인들이 블랙베리를 사용해 e-메일을 주고 받는 일이 많아지면서 엄지손가락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과정에서 엄지 뿐 아니라 손바닥 전체에 통증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블랙베리증후군' 일명 '엄지증후군'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블랙베리증후군'을 정식 직업병의 하나로 인정했다.
스마트폰 포비아= 스마트폰 열풍과 함께 다양한 신조어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이에 소외되고 있는 사람들 또한 적지 않다.
일반 휴대전화보다 까다로운 사용법으로 인해 특히 40~50대 중장년층 사이에서는 스마트폰을 안쓰자니 시대에 뒤쳐지는 것 같고, 또 직장에서도 스마트폰을 이용한 업무가 일반화되면서 사용법을 익히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들로 인해 '스마트폰 포비아'(공포증)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스마트폰 포비아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는 일반 휴전화와 업무용, 또는 구색맞추기용 스마트폰을 함께 구매하는 이른바 더블폰族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