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대의 비명] 주택 대출자는 '숨통'…中企에도 '단비' 효과

대기업 계열 금융사에 다니는 정모씨(44)는 지난 1월부터 초등학교 4학년인 딸아이를 다시 피아노학원에 보내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대출이자 부담이 줄고 올해 들어서는 승진과 함께 월급이 많아져 가계에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대출을 많이 안고 사는 개인과 기업들에는 저금리 시대가 축복이다. 정씨처럼 은행 대출의 가산금리가 1%포인트 안팎에 불과했던 2008년 이전에 은행에서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연동형 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이자 부담이 크게 줄었다. 당시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에 경쟁적으로 나서면서 2~3%포인트 수준이었던 가산금리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정씨의 경우 시장금리가 최고조에 이르렀던 2008년 10월에 연 7.28%의 금리를 적용받아 한 달 이자로 160만원가량을 냈으나 지금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85만원 정도만 내고 있다. 대출금리가 연 3.93%로 낮아진 덕분이다.

기업들도 지금과 같은 저금리 시대가 오래 가기를 바라고 있다. 우량 대기업들은 여유 자금이 많지만 대부분의 중소 · 중견기업들은 저금리 혜택을 보고 있다. 지난해 극심한 경기침체 속에서도 기업들의 도산이 적었던 것은 저금리로 금융비용 부담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중소기업 대출 평균 금리는 2006년 12월 연 6.4%,2007년 12월 연 7.27%,2008년 10월 연 7.86%로 상승세를 보이다가 2009년 하락세로 전환,지난해 말에는 연 5.89%로 떨어졌다. 올 1월에는 연 6.03%로 소폭 상승했지만 3~4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