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텔레콤 "안드로이드 쓰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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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휴대폰 시장에서 새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이 '안드로이드' 국내 상표권을 선점한 것으로 나타나 관련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은 각각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초 '안드로이드' 국내 상표권 보유업체인 모바일 콘텐츠기업 '티플렉스'와 상표권 인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계약에 따라 삼성전자는 특허법상 9류에 대한 상표권을 취득, 휴대전화, PDA, MP3 등 국내에 출시하는 각종 휴대기기에 안드로이드 명칭을 쓸 수 있는 독점적 권리를 확보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국내에서 출시되는 모든 휴대용 기기에 삼성전자의 허락 없이는 '안드로이드' '안드로이' 등 4자 이상 관련한 단어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삼성전자 관계자는 "안드로이드폰에 대한 다양한 라인업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명칭 사용권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도 특허법상 38류 상표권을 취득해 무선데이터 통신업, 이동전화 통신업 등에 안드로이드라는 명칭을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향후 안드로이드 단어를 각종 광고, 서비스, 요금제 등에 사용하고자 할 경우 SK텔레콤 측과 사용계약을 맺어야 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당초 국내 상표권을 티플렉스가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정당하게 안드로이드라는 명칭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사용계약을 체결해야 했다"면서 "이에 따라 국내에서 전용권을 획득하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과 SK텔레콤의 상표권 인수에 당장 제약이 걸린 곳은 LG전자와 KT. 실제로 LG전자는 최근 국내 최초 안드로이드폰(모델명: LG-KH5200) 출시를 앞두고 당초 '안드로이원'과 '안드로원' 을 가지고 이름을 저울질하다 뒤늦게 삼성전자의 상표권 인수를 알고 '안드로원'(안드로-1)으로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안드로-1이 더 좋다고 판단해 정한 것 뿐이지 상표권 사용과는 관련이 없다"면서 "단순히 팻네임을 쓰는 것이기 때문에 상표권 계약을 맺는게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LG전자와 손잡고 국내 첫 안드로이드폰을 선보인 KT 역시 제품 출시에 앞서 쿡앤쇼-안드로이1 광고를 내보냈다가 하루만에 방영을 중단하고 급히 안드로1으로 변경해 광고를 재개하는 해프닝을 빚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