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인재경영] 현대·기아자동차그룹, 신입은 영업 현장속으로 임직원은 年 100시간 교육
입력
수정
현대 · 기아자동차 인사팀은 매년 미국,유럽,중국에 있는 유명 대학들을 직접 방문한다. 글로벌 인재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올해가 특히 절호의 기회다. 미국발(發) 금융 위기 이후 미국 '빅3'가 흔들리는 등 자동차 산업에 지각변동이 오면서 현대 · 기아차의 위상이 올라간 것.국내 인재 양성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신입사원을 영업 일선에 파견해 현장 감각을 익히도록 하고,임직원에 대해선 연 평균 100시간가량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현대 · 기아차는 작년 한 해 170여개국에 자동차를 수출했다. 차가 달릴 수 없는 곳을 제외하고는 어디든지 팔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미국,중국,인도,터키,체코,러시아 등 주요 대륙별로 현지 완성차 생산기지를 구축했거나 추진 중에 있다. 미국,유럽,인도,일본 등지엔 R&D 센터를 따로 두고 주요 국가에 판매 법인,지역 본부,지역 사무소 등 세계 각지에 사업망을 구축해 놓고 있다. 최근 현대 · 기아차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인재확보에 대한 필요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다른 소비 내구재에 비해 자동차는 현지 시장의 경제 · 사회 · 문화적 환경을 잘 이해하는 것이 필수"라며 "현지 시장에 정통하고 문화를 잘 이해하는 인재의 중요성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9일부터 해외 대학을 다니며 석 · 박사급 인재를 물색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미국은 지난 8일(현지 기준) 스탠포드대를 시작으로 17일까지 10개 주요 대학에서 실시한다. 유럽은 지난 15일 프랑스 파리를 필두로 19일까지 독일 아헨 · 함부르크 · 뮌헨,영국 런던 등 주요 지역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해외 인재 채용은 연구 개발,생산 개발,MBA/MA 등 3개 부문이다. 국내외 정규 4년제 대학 학사학위 이상 소지자 중 해외 유관부문 2년 이상 경력자도 포함한다.
자동차 시장이 급변하면서 자동차 업체가 뽑아야 하는 인재의 양상도 달라지고 있다. 엔진 등 기계를 다루는 '엔지니어'가 그동안 1순위 채용 대상이었다면 이젠 전기,전자,화학 등 이종 계열의 전공자들도 우대를 받기 시작했다.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차가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현대 · 기아차는 기존 공개 채용과 병행해 상시 지원자를 뽑고 있다. 친환경차 개발 전문가 등 미래 전략에 필요한 인재를 비롯 특이 능력 보유자,글로벌 기업 경력자,전문 자격증 보유자,특정 국가 기관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거나 언어구사에 능통한 자들이 대상이다. 이처럼 회사가 수시로 필요로 하는 인력에 대해선 인재 데이터 베이스도 구축해 놓고 있다. 이는 인재 상시지원 시스템을 통해 이뤄지는데 지원자는 홈페이지(http;//pr.hyundai.com)에 등록만 하면 된다. 현대 · 기아차 관계자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고 미래의 경쟁 우위를 확보,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수 인재를 적시에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회사를 떠받치는 근간인 국내 인재 양성에도 주력하고 있다. '기업의 핵심 경쟁력은 사람'이라는 원칙을 기본으로 세계 초일류 자동차 기업으로의 도약이라는 목표와 함께 신입 사원 때부터 체계적인 교육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5주간 이뤄지는 입문 교육은 신입사원들이 그룹 경영 이념에 대한 교육에서부터 자동차 설계,생산,판매,정비에 이르는 내용을 학습한다.
과거 주입식이던 교육 과정도 창의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자동차 업계의 특성상 다양한 현장 경험을 제공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공장과 연구소는 물론 영업 지점 및 정비 사업소 등 여러 현장을 돌며 현장 경영과 품질 경영의 철학을 신입사원들이 자연스럽게 몸에 익힐 수 있도록 한 것.예컨대 신입사원들은 수습교육 기간 중 현대차 울산 공장과 기아차 광주 공장을 방문하게 되는데 공장 교육은 단순히 공장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 생산라인에서 자동차 생산의 전 공정을 체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