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120원대 복귀…외인 순매수 연중 최대


원달러 환율이 3거래일 만에 또다시 1120원대로 복귀했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3원(0.38%) 내린 1128.3원에 거래를 마쳤다.이는 지난 12일(종가 1128.3원) 이후 처음으로 1130원 아래서 마감된 것이며, 1월 19일(종가 1127.5원) 이후 8주 만에 최저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의 하락압력은 장 초반부터 시작됐다. 밤사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상당기간에 걸쳐(extended period)’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점이 글로벌 달러 약세를 불러 일으켰다.

이에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1개월물 원달러 환율은 1132.5~1135원에 거래됐으며, 1132/1133원에 최종 호가됐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원달러 환율은 개장 직후 전 거래일보다 0.6원 내린 1132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뒤 단숨에 1129.2원까지 낙폭을 확대했다. 일부 딜러들은 이 때 하이닉스 블록딜 관련 달러자금이 시장에 공급됐다고 추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추가 하락은 여의치 않았다. 장 초반부터 당국의 계입 경계감이 짙고 결제수요가 몰리면서 환율은 낙폭을 소폭 줄이며 1130원대에서 한동안 정체했다. 딜러들은 오전 중 환율이 1130원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이른바 ‘껌장’을 연출했다고 전했다.

오후 들어 환율은 조금씩 하향하기 시작했다. 주식시장에서 MSCI 선진지수 편입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외국인 순매수가 늘며 환율을 아래쪽으로 이끌었다. 코스피지수는 30p 이상 상승하며 환율 하락을 거들었다. 이에 원달러 환율은 일중 저점인 1127.6원보다 조금 높은 1128원대에서 거래를 마쳤다.

한 시장참가자는 “달러화가 글로벌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위험거래 분위기가 지속되고 국내증시가 상승한 점이 오늘 환율 하락에 주요했다”고 말했다.

다른 시장참가자는 “달러 매도세가 많이 나온 것을 보면 외국인 주식자금 공급뿐 아니라 수출업체의 네고물량도 조금 나와 환율 하락을 이끈 듯하다”고 전했다.이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4.85p 상승한 1682.86을, 코스닥지수는 2.10p 오른 522.98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증시에서 연중 최대 기록인 6647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 환율에 무게를 실었다.

해외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오후 3시 15분 현재 뉴욕장보다 높은 1.3778달러대를, 엔달러 환율은 90.58엔대를 나타내고 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