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예상대로 산유량 동결…유가 1.5% 상승

[한경닷컴]

사우디아라비아 등 12개 산유국 모임인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17일 예상대로 산유량 동결을 결정했다.로이터통신에 따르면 OPEC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이날 총회에서 하루 2484만배럴인 현재 산유량을 동결하기로 결정하고 회원국들에게 각국의 쿼터를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압둘라 알-바드리 OPEC 사무총장은 “세계경제 상황을 고려해봤을 때 현재 원유 가격은 생산국이나 소비국 모두가 납득할 만한 수준”이라며 동결 이유를 밝혔다.OPEC은 지난 2008년 12월 경기 침체로 인한 가격하락을 막기위해 산유량을 현재 수준으로 줄인 이후 지금까지 유지해왔다.

이번 결정으로 하반기에는 원유시장이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로 공급 부족현상에 빠질 것으로 전망된다.바클레이즈 캐피털은 “시장은 이번 결정으로 유가가 80~90달러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이에 따라 적정유가를 70~80달러로 보고 있는 OPEC이 10월14일 빈에서 열 다음 회의에서 이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산유량을 늘릴 것으로 보는 관측이 지배적이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망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경제는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신흥국의 강한 성장세에 힘입어 4.0~4.5% 성장하면서 원유 수요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란데스뱅크의 프랭크 슈알렌버거 애널리스트는 “원유 수요가 하루 100만배럴 늘어날 것이라는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의 전망은 분명 너무 낮은 수준”이라며 “다음 총회에서 OPEC은 하루 200만배럴을 증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OPEC의 산유량 동결 소식에 이날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는 1.23달러(1.5%) 오른 배럴당 82.9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가 100만배럴 증가했지만 휘발유 재고가 171만배럴 감소했다는 이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발표도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