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 자문료…블레어 前총리 '입방아'

최규선씨 대표맡은 에너지기업
투자자문 수십만 파운드 받아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2008년 8월 한국의 에너지 기업인 유아이에너지가 주도하는 투자 컨소시엄에 자문해 주고 거액을 받은 것으로 밝혀져 구설에 올랐다. 유아이에너지는 DJ정부 시절 '최규선 게이트'의 주인공인 최규선씨가 대표로 있던 회사다.

영국의 일간 데일리메일은 18일 "블레어 전 총리가 유아이에너지로부터 최대 수십만파운드에 달하는 자문료를 수수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블레어 전 총리는 특히 '사업상 민감하다'는 이유로 유아이에너지 컨소시엄에 자문해 준 일을 공개하지 말라고 전직 총리들의 활동을 감시하는 사업활동자문위원회(ACBA)에 압력을 넣은 것으로 알려져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유아이에너지 대표 최씨는 '국민의 정부'시절 김대중 대통령의 3남 홍걸씨를 등에 업고 각종 이권에 개입한 혐의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후 최씨는 해외 유전개발 사업을 벌여왔으며 이 과정에서 김상현 전 민주당 의원은 최씨로부터 유전개발 컨소시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추징금 1억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데일리메일은 "유아이에너지는 이라크 유전지대인 쿠르디스탄 지역에 가장 많이 투자한 기업 중 하나"라며 "이 회사는 보브 호크 전 호주 총리를 비롯해 미국의 유력 정치인들을 고문으로 두고 있음을 자랑스럽게 내세우고 있지만 블레어 전 총리의 자문 사실은 이례적으로 비밀에 부쳤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블레어 전 총리 대변인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블레어 전 총리가 유아이에너지의 프로젝트와 관련해 일회성의 자문을 제공했다"며 "유아이에너지가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이유를 들어 일반에 공개하는 것을 늦춰달라고 ACBA에요청했고 ACBA도 동의했다"고 해명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